요새 내가 한 통역을 전부 쓰자면 지금보다 더 많은 포스팅을 해야 하는데 「이번 통역은 너무 평범했으니까..」「지난번 쓴 포스팅이랑 별다름 없는 통역이니까..」라고 현실에서 도망치는 나 자신이 있다. 무얼 감추겠느냐.. 난 정말 글재주가 없다. 한심하게도 장문의 글을 써야 한다면 역시 마음이 무거워진다. 요즘은 정말 매일같이 새로운 창작을 하는 블로거들이 그저 대단하게 느껴져 질 뿐이다. 그래도 오늘은 왠지 통역에 관한 글을 쓸 수 일을 것 같아 용기를 내보려 한다. 

이번 포스팅의 통역은 조금 특별한 통역이었다. 통역의 의뢰는 지난번 전시장 통역 때 옆 부스에 있던 포장 기업으로부터였다. 내가 담당한 곳은 아니었지만 오지랖이 넓은 난 사흘동안 옆 부스의 아저씨들과도 친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내용도 기술학회의 발표자가 아닌 청중으로 참가하는데 통역을 해 달라는 것이다. 위스퍼링 (동시통역의 일종으로 참가자가 적은 인수일때 귓속말로 통역하는 수법) 인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 학회에 참석해 보니 옆에서 속삭이며 통역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ㅠㅠ. 일단 일을 맏았으니 어떻게든 도움을 될 방안을 생각하다가 이틀간 내가 들은 내용을 전부 리포트해서 전해 드리기로 했다.  결과 이틀간 일정이 끝나고 난 20장이 넘는 리포트를 제출해야 했다...

이번 학회는 일본 최신 포장기술에 관한 내용이었다. 제품의 포장, 용기, 기자재 등으로 나누어져 있어 우리가 참가한 부분은 식품포장에 관한 일본 신기술이었다. 최근 일본 포장기술은 친환경, 차별화, 고객 만족이 가장 큰 관건인듯하다. 오늘은 몇 가지 내용 중 인상 깊었던 포장용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위 사진은 요새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간장용기이다. 일본요리는 정말 간장을 빼고는 성립이 안된다. 그래서 간장의 맛에 대해서도 꽤 진지하다. 간장은 원래 공기에 노출이 되면 산화가 된다고 한다. 산화가 된 간장은 색이 진하고 맛도 떨어진다. 이런점을 보안한 것이 이용기의 특징이다.

 

 

 이 용기의 간장이 나오는 입구 부분을 뜯어보면 이렇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사용하고 나면 자동으로 입구가 닫힌다. 그리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 수지를 줄였다. 애초의 용기는 전체가 얇은 수지로만 되어 있어 힘이 없어 마지막까지 자립해서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것을 시행착오를 거처 지금의 종이를 이용한 용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용기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신선한 간장을 맛볼 수 있으며 사용하고 나서는 아주 콤팩트하게 버릴 수 있다. 수지량도 경이적으로 줄였다고 한다. 그리고 단신과 가족인원이 적은 최근 가족 구성형태를 반영해 200ml의 용량이다. 한손으로 들고 요리를 할 수도 있고 나오는 양을 용기를 눌러 조절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치즈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슬라이스 치즈 같은 프로세스 치즈와 유럽을 여행하면 볼 수 있는 내추럴 치즈가 있다. 내추럴 치즈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 깊은 맛을 볼 수 있지만 사용하기 불편하고(큰 덩어리로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 일본시장에서도 침투하기 어려웠다. 이런 단점을 보안 한 것이 위 사진의 치즈이다.

 

 

 작은 조각으로 되어 있어 커트할 필요가 없고 사진과 같이 포장을 원터치로 뜯을 수 있기에 손에 묻지도 않는다. 완전밀봉이 되어 있어 뜯어낸 순간 신선한 치즈를 맛 볼수 있다. 가격이 비싼 점은 4개가 한 세트로 양을 줄여 해결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15년 이상 베스트셀러 상품인 튜브로 짜 먹는 버터이다. 아침에 빵을 주로 먹는 우리 집은 버터를 자주 사게 되어 특히 이 제품은 많이 사용해 봤다. 모서리가 날카로워 쇼핑비닐이 찢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모서리를 둥글게 함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처음 씰을 뜯는 부분이 너무 작고 손잡이 부분이 세 군데나 있어 어딜 잡아야 할지 몰라 힘들었는데 씰의 크기를 크게 하고 손잡이 부분도 두 군데로 해 쉽게 뜯어지게 했다. 뚜껑도 기존에는 두 바퀴를 돌려야 했지만 새로 나온 용기는 한 바퀴만을 돌려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유통기간의 인쇄가 지워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 만든 제품은 선명하고 잘 지워지지 않는 인쇄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상품을 자주 사용하면서 아주 조금 불변 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모두 지적되어 고쳐졌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발표자의 마지막 말이 인상깊었다. 15년이상 많이 팔렸기 때문에 변함없이 파는게 아니고 15년이상 팔린 제품일 수록 개선해 가야 앞으로도 고객이 만족하고 사준다.. .물건 만들기의 진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일본어 현지 통역 연락처 +81-90-4170-9827    ppippi51@daum.net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