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비싼 도쿄에서 공짜로 야경을 볼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도쿄 도청빌딩의 전망대이다. 1991년 새로 건설한 이 건물은 벌써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관리를 잘했는지 아주 깨끗해 새 건물처럼 보였다. 사진의 이곳은 도청입구에 있는 도청광장에서 찍은 사진..광학렌즈를 가져갔었더라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이곳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높은 건물을 찍기 위해 모두 바닥에 누워 사진을 찍는 풍경도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광장에는 조각상도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모처럼 이곳까지 왔으니 야경을 찍고 싶어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여름이라 좀처럼 해가 지지 않는다..고민하다가 이곳에 전망 좋고 싼 도청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경비아저씨에게 듣고 발길을 옮겼다.

 

 

도청식당 입구..도청식당은 32층에 있다..한국같으면 32층 건물쯤이 많이 있지만 도쿄는 그렇지 않다. 중심지 몇 곳을 빼면 이런 높은 건물은 많이 없다. 32층의 전망은 어떨까? 궁금해하며 식당을 둘러봤다.

 

 

전망대 정도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전망이다.. 저녁 6시를 넘은 시간이라 이용하는 직원은 그다지 없고 ...

 

 

메뉴도 양식, 일식, 중식으로 풍부하게 있다. 내용도 샘플이 놓여 알기 쉽게 되어 있다.

 

 

모밀소바..380엔(약5,300원). 경이로운 가격이다..도쿄에서 이 정도의 가격으로 한 끼를 때우려면 규동가게밖에 없다. 규동가게는 대부분 카운터식으로 되어 있어 보통 젊은 여자들은 잘 가질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런 값싼 음식은 정말 오랜만에 본다. 학교다닐때 급식보다 싸다..

 

 

라면..400엔..건더기는 별로 없지만 그래도 역시 싸다. 도청직원들은 이렇게 싸게 매일 먹는구나..조금 부럽기도 하다. 월급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적은 용돈을 받는 일본의 샐러리맨은 점심식사로 500엔 이내의 가게를 찾아 헤메지만 도쿄 중심가에서 그런 가게는 흔치 않다.  

 

 

싸고 손님이 많은 식당은 식권을 사는 게 보통이다. 음.. 뭘 먹어볼까?

 

 

1번 일식면류, 2번 중식면류, 3번 카레류...이렇게 줄 서서 음식을 받아간다.. 왠지 학생시절로 돌아간 듯 해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딸아이가 선택한 카레라이스..어린이 메뉴(일본의 대부분의 식당은 어린이 메뉴가 있다. 한국은 요새 어떤지 모르겠지만...)가 없어서 3살짜리에겐 좀 양이 많지만 주문해 봤다.

 

 

나는 매운 라면.. 매운 음식 오랜만이다..아주 매우면 좋겠다 하고 먹기 시작했는데..음..맛은...가격이 착한 가격이였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맛이였다.

 

 

날이 저물어 드디어 전망대로..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외국인이 대부분이다. 요즘 도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난 듯하다. 하지만 한국인 관광객은 지진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든 듯 하다.

 

 

줄은 건물 밖까지 이어져 있고..20분쯤 기다려야 한다는 간판이..공짜니까 그 정도는 참아준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이런 선물가게가 가장 눈에 띈다. 일본 민예품과 도쿄의 명소가 그려진 캐릭터 상품. 그 외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들이 있었다.

 

 

도쿄 버전 키티..난 예전에 이 키티 핸드폰줄을 모았는데 지금은 포기상태이다. 일본은 어떤 관광지를 가더라도 키티 핸드폰줄이 있다. 이런 키티만을 찍은 책도 벌써 몇 권이나 있을 정도이다.

 

 

 창문마다 관광객들로 붐볐다.

 

 

도쿄도청에서 야경을 찍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우선 삼각대가 금지이고, 선물가게 주변의 조명이 너무 밝아 모든 창문이 반사되어 비친다. 괜찮은 야경을 찍고 싶다면 수건을 가지고 가자..수건으로 렌즈주변을 가리면 창문반사가 줄어 그나마 낫다.

역시 도쿄는 높은 건물이 많이 없다. 내 고향 해운대가 높은건물이 더 많아 야경은 굉장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도쿄야경도 아름답다. 도시는 많은 건물 속에 많은 사람과 부딪치며 살아가야 하니 답답한 면도 있지만 많은 사람으로 인해 만들어진 빛이 이렇듯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기도 한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