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투명한 연못 본 적 있나요?- 오시노 하카이
일본×trip/야마나시 2013. 5. 3. 08:30 |
우리 부부는 여행을 참 좋아했다(과거형임을 강조!). 딸아이가 태어나고 내가 일을 시작하고 매일같이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어떻게 제대로 된 긴 여행을 떠나본 지가 100만 년은 더 된 것 같다.
일본은 지금 골든위크라고 하는 황금연휴이다. 10일 연속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도 역시 제대로 된 여행은커녕 계획도 짜 보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중 외출을 하려고 집 앞까지 나와서 정말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보자는 생각에 남편은 그 자리에서 렌터카를 빌리러 가고(몇 번이고 얘기하지만 우리 집엔 자가용이 없다) 난 집으로 돌아가 여행에 필요한 짐을 꾸렸다. 가는 길에 여행책자도 한 권 사고..10대도 아니고 이런 무계획적인 여행은 있을 수 없지만 그만큼 우리부부는 여행에 굶주렸다.
여행지는 후지산 근처의 야마나시 현..갑작스런 일정이라 렌터카는 이틀밖에 빌릴 수가 없어 1박 2일의 여정으로 Go! Go! ...이런 정신없는 여행의 시작이긴 하였지만, 이번 여행에서 정말 뜻밖에 멋진 여행장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오늘은 우리 부부가 한없이 감탄한 멋진 여행장소..오시노 하카이(忍野八海-8개의 연못이라는 뜻)라고 하는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시노 하카이는 후지산에 내린 눈과 비가 긴 세월을 거쳐 지표에 스며들어 그 물들이 다시 뿜어 나온 8개의 호수가 그 총칭이다. 일본에서 깨끗한 물 100선에도 선정되어 천연기념물로써 지정되어 있다. 이 호수는 와쿠이케(湧池)라고 불리는 연못..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라는 무라카미 류의 소설제목이 연상되는 풍경이다.
맑고 깨끗한 바다는 수차례 봐 왔지만 이런 연못은 처음이다.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넑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연못들은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모여 있다. 과거에는 하나의 호수였다고 하니...
8미터의 수심을 자랑하는 연못..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캬..이런 풍경이..고기들이 새파란 연못에 그야말로 떠 있다..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자연이라는 재능있는 예술가와 시간이라는 멋진 촉매제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줬다.
엄마 물 안에 산이 있어...하고 외치는 딸아이..후지산이 연못 안에 갇혀있다..
일본 초가지붕 카야부키의 지붕 집이 아직도 남아 있어 산책해 보았다..
화산재의 영향으로 바닥은 검지만 여전히 투명한 연못..고기들이 우아하게 헤엄치고 있고...
나 지금 날고 있수?
카야부키 지붕집의 내부..
소코누케 (底抜)라고 하는 연못..우리말로 하면 밑 빠진 연못...가장 깊은 곳은 1.5미터나 된다는데 바닥이 늪으로 되어 있어 정확한 깊이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곳은 신성한 곳으로 여겨 함부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하는데...역시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늪이 된 연못에 떠있는 고기들..
금강산도 식후경..한참을 산책하고 나니 출출해 져서 가까운 음식점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이 고장 향토음식..호토나베. 굵은 면발을 자랑하는 이른바 된장 칼국수 같은 것이다. 야채와 함께 일본 된장의 단맛이 면발과 잘 어우러져 먹기 좋다.
연못에서 헤엄치던(?) 옥새송어가 이런 정식이 되어... 식어도 맛있다는 옥새송어..아주 단백한 맛이 난다.
엄마와 함께 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중국인 꼬마..헤어 스타일이 아주 독특하다..ㅎㅎ
깨끗한 공기, 맑고 투명한 연못, 초가지붕과 풍차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호시노 하카이.. 1박 2일의 짧은 일정에 들린 장소이지만 도시의 삶에 찌든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나 좋은 재충전이 되었다. 역시 여행은 좋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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