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손님과 함께 길을 걷다가 작은 빵집 앞에서 줄을 서 있는 풍경을 보고 「여긴 저렇게 작은 빵집이 인기가 있네요...한국은 대기업 제빵점의 등장으로 동네 빵집은 문을 닫은 곳이 너무 많아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기업 제빵점은 없지만, 도쿄도 한 달이 멀다고 새로 등장하는 대형쇼핑몰로 작은 영세업자들이 견디기 힘든 환경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도쿄에는 영세업자들로만 모여진 상점가가 인기인 곳도 상당히 많다. 오늘 소개할 무사시코야마(武蔵小山)의 상점가(파루무)는 주변에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교통이 편한 것도 아니지만 연일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컨셉이라 할 수 있다.   

 

 

 

무사시 코야마의 상점가는 작고 이름없는 가게가 800m나 이어진다. 상점가는 이런 천정이 있어 비가 오는 날도 쇼핑을 하기 편하다. 

 

 

이 상점가의 캐릭터인가? 여하튼 일본사람은 뭐든 캐릭터를 만들어야지 성이 풀리나 보다.

 

 

이곳은 이 상점가를 총괄하고 있는 사무소..

 

 

벽에 붙어 있는 것들이 상점명..

 

 

촌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사무실 내부...

 

 

이런 안내지도가 있어 담아봤다. 주차장 이용에 특권이 있는지, 신용카드는 되는지..등을 색깔별로 표기해 놓았다.

 

 

이 상점가의 포인트 카드..이 상점가에서 사는 물건은 이 카드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포인트를 모으면 얻어지는 혜택 등이 붙어있는 벽..유명 호텔이나 여관도 갈 수 있고 디즈니랜드 같은 유원지에도... 최근 상영하는 영화도 볼 수 있다.

 

 

이런 상품과 교환도 할 수 있다는데..포인트도 모으기 전에 딸아이는 벌써부터 맘에 드는 물건을 고른다.

 

 

간판에도 특징이 있는데...

 

 

간판의 오른쪽부분을 자세히 보면 핑크색, 파란색, 노란색의 표시가 있다. 포인트 카드 적립, 신용카드 사용 유무, 주차서비스 등을 간판만 보고도 알 수 있게끔 했다.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산책을 좀 해 봤다.

 

 

서민들의 메카 100엔샵. 핼러윈을 준비하는 상품들이 많다. 요새 일본은 점점 핼러윈이 성대해진다. 역시 장사속이 훤희 보이지만 확실히 핼러윈으로 인해 소비는 증가하는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성씨(姓氏)이 많다는 일본...도장도 이렇게 많이 만들어놔도 없는 성이 수없이 많다.

 

 

은행 인감을 제외하곤 보통 이런 스템프처럼 찍는 도장을 많이 쓴다. 

 

  

한국에선 구멍가게라고 불리는 과자 가게.. 왠만한 대형식품점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나도 자주 이용한다.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쌀과자 센베이점도 있고..

 

 

느긋하게 물건을 고르시는 영감님...

 

 

헌 옷을 파는 가게도 있다. 헌 옷 가게는 하라주쿠나 키치죠지에도 많지만 이런 동네에서 발견하는 재미도 상당할 것 같다.

 

 

도매업으로 보이는 가게..

 

 

깔끔한 진열에 감탄하는 도쿄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 상자가 그대로 진열대가 되어 있다. 그래서 상품들이 왠지 더 저렴하게 느껴지는데...

 

휴대폰 가게도 있어 구경해봤다.

 

 

갤럭시 S4를 사면 3만엔을 준다는데..이 참에 나도 스마트폰으로 바꿔봐?ㅎㅎ;;

 

 

이곳은 동네 미용실

 

 

11분만에 다시 태어나는 커트 1,575엔...ㅎㅎ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근데 11분이 넘으면 어찌 될려나..

 

 

이곳은 네일살롱

 

 

유행에 민감한 여자아이들을 위한 네일..오..1살부터 네일이라...

 

 

일본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난 집이 역과 가까운 관계로 자전거를 자주 이용하지는 않지만 가끔 자전거로 동네한바퀴를 돌면 꽤 기분전환이 된다. 

 

 

이 자전거점은 공기를 공짜로 넣을 수 있다. 공짜가 전혀 없는 철저한 계산의 나라이지만 이런 서비스는 고객유지에 필수 요건이다.

 

 

영세업자들이 모였지만 저렴한 상품, 다양한 점포, 섬세한 서비스로 무사시 코야마의 상점가는 오늘도 대성황이다. 도쿄에는 이런 크고 작은 상점가가 셀 수 없이 많다. 모두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노력으로 함께 상점가를 번창시켜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재래시장도 노점상도 포장마차도 좀처럼 볼 수 없는 도쿄이지만 가끔 이런 사람 냄새가 나는 상점가를 가면 난 왠지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 좋다. 도쿄여행에서 인기의 관광지도 좋지만 이런 서민들의 생활에 밀착된 상점가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