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자타가 인정하는 지진국이다. 세계의 10%의 지진은 일본과 일본주변에서 일어난다고 하니 내가 몸으로 느끼는 지진도 만만치 않다. 이런 일본에서 살면서 생긴 습관 하나가 비상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큰 지진이 날지 모르는 이 나라에선 비상식은 필수에 가깝다. 요새는 특히 큰 지진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후지산도 폭발할 징조가 보인다고 하니 맘이 영 심란하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재해를 맞이할 수는 없는 법.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챙겨두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해 얼마 전 부터 비상식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은 이런 상자에 2-3주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모아둔다. 단지 이런 음식들은 평소는 눈에 띄지 않은 큰방 구석에 두기 때문에 유효기간을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번에도 쌀 한푸대와 레토르트 식품들을 다량으로 버리는 불상사가..ㅠ_ㅠ 그래서 최근에는 좀 더 유효기간이 긴 통조림을 중심으로 비상식을 모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 통조림중 조금 특이한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건 간장라면 통조림. 캔 위에는 스푼겸 포크가 함께 있다. 면발은 곤약으로 되어 있어 퍼지지 않는다고 한다.

 

 

오뎅 통조림도 있다. 곤약, 메추리알 등 각종 오뎅의 재료가 함께 들어 있어 맛있을 것 같다. 

 

 

이건 톤코츠 라면.. 진한 국물이 인기이지만..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남편몫이 될 것 같다..

 

 

딸아이를 위한 음료도.. 바나나 우유이다. 우유는 역시 캔으로 마시면 맛이 반감하는 것 같다. 

 

 

메추리알 통조림..긴급할땐 영양식으로..

 

 

무양념 통조림..햇반의 반찬으로..

 

 

꼬치구이도 통조림으로..

 

 

이건 초콜렛빵 통조림..

 

 

유통기간이 가까워 와서 열어보기로...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초콜렛 향기가 가득하다..

 

 

통조림 가득 들어있는 빵..

 

 

빵도 수분을 적당히 품고 있어 촉촉하다. 맛도 꽤 괜찮다.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간이 화장실...상당히 중요한 아이템이다. 

 

  

후지산이 폭발하면 1달간 재의 눈이 내린다고 하니 이런 안경도 준비해봤다. 분진용 안경..효과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분진용 마스크들.. 후지산이 폭발하면 하루 만에 전기가 끊기고 비행기의 이착륙이 금지되며 모든 도시의 업무는 마비된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폐에 들어가면 최악의 사태를 발생시킨다는 화산재가 대량으로 대기 중에 날리게 된다. 이렇게 자연재해를 대비해 물건들을 하나둘씩 모을 때마다 어린 딸아이 걱정에 마음 한구석은 착잡해진다. 이런 물건들을 사용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오늘은 맘속으로 간절히 기도해본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