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판탄의 마을 유바리 산책
일본×trip/홋카이도 2012. 8. 31. 20:42 |
어제 포스팅에 이어 오늘도 재정파탄 마을 유바리에 대해서 써 보려 한다...이 인형은 유바리의 곰 인형이다..일본에서는 최근 유루캬라(직역하자면 헐렁한 캐릭터, 어딘가 모르게 엉성하지만 귀여운 지방캐릭터)가 대유행이다. 이 곰 인형은 메론구마(멜론곰)라는 유루캬라로 유바리 명산품 유바리 멜론과 홋카이도에 많이 서식하는 곰을 합체시킨 캐릭터이다. 곰 인형인데 배 쪽을 누르면 「멍멍..」하고 짖는다^^;
유바리역주변..낮시간때인데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다..역도 적당히 녹슬고 쓸쓸한 분위기 였다.
치토세 공항에서 본 메론구마가 귀여워서 유바리에 오면 꼭 하나 사 갈 생각이었다. 관광안내센터(사진의 교회 같은 건물)에 들려 메론구마의 서식처(?)를 물어봤다.
메론구마는 역 뒤쪽에 있는 유일한(?) 호텔에서 판매한다고 한다. 역 주변인데도 이렇게 차와 사람이 없다. 날씨도 흐려 왠지 더 쓸쓸하게 느껴졌다.
호텔 선물가게에는 홋카이도에서도 한 번도 보지 못한 메론구마의 상품들이 가득했다. 이날 우리가 구매한 메론구마의 상품들..메론구마는 뭐든 음식을 통과시키는지 우유를 먹으면 우유가..연어를 먹으면 연어가 그대로 나온다..재정파탄의 마을에 조금만이라도 도움이 되면 하는 생각에 사고 보니 이렇게 많은 메론구마가 모였다.
유바리시의 메론구마외의 또 다른 캐릭터..유바리 부부( 동음 이의어로 유바리 부채) 이다. 자학적인 캐릭터로 입고 있는 옷을 보면 가난한 부부임을 알 수 있다. 이 부부의 좌우명은 「돈은 없지만 사랑은 있다」라고 한다..무슨 기준인지 몰라도 세계 3대 광고제라고 하는 칸느 국제 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탔다고 한다. 하지만 난 유바리에 가기 전에 이런 캐릭터가 있는 줄 몰랐다 --;
안내책자에 있는 관광스포트중 하나인 유바리 야타이 무라(포장마차 마을)이다. 결코 인기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
점심시간이 가까웠는데 이런 모습..괜챦을까?..좀 걱정이 된다..
벽에 걸린 영문모를 티슈케이스..
타나카 요시타케라고 하는 연예인은 홋카이도에서 목장을 경영하면서 목장의 우유로 만든 생캐러멜을 판매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그 목장이름이 하나바타케 보쿠죠(꽃밭 목장)이다. 하나바타케 보쿠죠는 한때 일본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타나카는 자신의 재산을 홋카이도에 되돌린다는 의미에서 재정파탄을 한 마을 유바리에 하나바타케 보구죠를 하나 더 만들었다. 하지만 이 목장을 가보니 넓은 부지에 비해 너무나 관광객이 없었다..그는 아마 엄청난 부채를 이 목장 때문에 짋어지는 건 아닌가 싶다..
이 갤러리는 하나바타케 보쿠죠에 있는 키타노 타케시의 작품을 모아둔 것이다. 키타노 타케시는 영화 하나비,자토이치의 감독으로 일본 연예계에서 가장 발언력이 있는 사람중 하나이다. 그는 예술적으로도 재능이 있어 많은 작품이 있는데 여기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은 유바리를 위해 그가 기증한 것들이다. 하지만 역시 관객이 보이지 않는다.. --;
유바리는 원래 석탄의 마을이었다. 마을이 번성했을 때의 상황을 전시해 둔 것이 이 석탄 박물관이었다. 이 석탄 박물관은 생각보다 매우 넓었다. 전시품과 제작비를 생각하면 엄청난 세금을 이곳에 쏟아 부은 것이 아닌가 싶다. 역시 관람하는 사람은 없고...
내부는 석탄에 관련된 사진, 그리고 전성기 때의 마을 모습을 재현한 것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지하 6층이었던가? 하여튼 지하로 한 참을 내려가면 이렇게 당시 탄광을 재현해 놓은 곳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에서는 냄새와 소리도 당시 탄광 속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석탄냄새에 숨이 막힐 것 같지만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옛날 사람들은 석탄을 캤구나..하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보다 더 깊은 곳에서는 탄광의 암흑을 체험하는 코너도 있었다.
유바리를 이렇게 산책하고 보니 역시 마을 전체에 활기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 느껴졌다. 농촌의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급속하게 전개되고 있다. 역시 남의 일이 아니다...지금 유바리는 30살 최연소 시장이 전국최저임금을 받고 열심히 마을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유바리를 둘러보고 느낀 것은 재건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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