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 나흘째는 오비히로 주변을 다녀왔다. 홋카이도가 얼마나 넓은지 잘 몰랐던 우리는 숙소를 홋카이도 중심(토나무)에 두고 일주일간 그곳을 기점으로 매일 이곳저곳을 운전해 다녔다. 여행첫날 아사히 야마 동물원에서 호텔로 돌아가려고 카네비게이션을 작동시키자 「호텔까지는 4시간 10분 소요됩니다!」라는 안내..뭐라고!!!!...그렇게 멀다는 말야!!.. 다행히 차가 막히는 일이 없어 2시간 30분 정도로 도착했지만, 홋카이도의 광활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홋카이도(오타루∼내무로)를 횡단하려면 530㎞가 넘는다고 한다. 좁은 도쿄에서만 지내다가 홋카이도에 와보니 너무 넓은 것이다. 참고로 홋카이도는 도쿄의 40배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어디를 가든 지 거리가 신경 쓰였다. 여행 나흘째 피로도 축적되어 더 이상 장거리 운전이 힘들다고 판단한 우리는 먼 거리 여행은 피하자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던 와중 안내 책자에 적힌 「광활한 대자연..끝없는 신록의 오비히로」라는 문구과 호텔에서 근거리라는 거리조건에 끌려 오비히로를 나흘째 여행지로 결정했다.

 

 

 

오비히로는 나름대로(?) 관광 이지만 일정이 짧은 여행자들은 일정에 넣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홋카이도에서 일주일간 지낸중 가장 감동한 장소가 바로 오비히로 이다. (다음회의 이야기) 오비히로의 첫 방문지는 아치형 다리가 아름다운 타우슈베츠(아이누어인가?) 강 전망대로 정했다. 이사진은 전망대 입구를 찍은 것. 도로까지 각종 식물이 뻗어 나와있다. 근데 주차장에 차가 없다. 혹시 아무도 없는 걸까? 두근거리며 입구로 향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그야말로 숲이었다. 20∼30m쯤 들어가면 새 소리와 벌레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너무나 고요하다.

 

 

햇빛이 강렬해 조금 더운 날씨였는데 숲 속은 차가운 공기로 둘러싸여 있었다. 남편이 사진을 찍고 싶다고 먼저 가는 바람에 딸내미랑 둘이서 걷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바스락하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뒤를 보니 관광객인 듯한 아저씨가 있었다.「콘니치와」라고 인사를 하고 보니 아저씨가 종을 들고 있는 게 보였다. 그렇다!! 홋카이도는 곰이 여기저기서 출몰한다!!... 그런 뉴스를 언젠가 본 적이 있다. 그 뉴스에서 곰은 사람과 마주치는 것을 두려워 해서 종이나 방울로 소리를 내며 걸으면 마주치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다. 딸내미가 잘 걷지를 못하기 때문에 금새 아저씨도 남편도 보이지 않는다. 세 살짜리 딸내미 한테「우리 호빵맨 노래라도 부를까?」하니「귀찮아」한다..오!!! ㅠㅠ

 

 

곰이 나타나지나 않을까 떨면서 걷다 보니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 휴∼.그런데 다리는? 혹시 저기 형체도 알 수 없는 수상쩍은 물체가 다리?

 

 

망원렌즈로 당겨보니 다리가 맞는듯 하다..ㅠㅠ.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 다리는 주변에 강물이 다 얼어버리는 겨울에야 그 모습을 나타낸다고 한다. 한여름에 왔으니 보일 리가 없지..ㅠㅠ

 

 

타우슈베츠 다리를 등지고 다음 예정지인 나이타이 고원으로 가는중 우연이 이런 간판을 발견! 토로코 열차? 영업중? 이런 우연에 약한 우리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토로코에는 관리하시는 아저씨가 한 분 계셨다. 이건 열차가 아니고 놀이공원의 꼬마 기차수준이다..정말 귀엽다! 한 사람이 자전거로 패탈(바퀴는 하나뿐이다)을 밟아 운전 하고 두 사람이 앞쪽에 탈 수 있는데 500m정도의 풍경을 이 토로코로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토로코를 달리며 보이는 풍경..아...넘 아름답다..!!

 

 

토로코로 달리다 운이 좋으면 사슴과 작은 동물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날 토로코에서는 못 봤지만 호텔로 돌아오는 차도에서 사슴과 너구리를 봤다. 오비히로 여정은 이렇게 절반이 지나갔다. 오후에 간 나이타이 고원은 오비히로 아니 홋카이도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소였다. (계속)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