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도 너무 모양이 예뻐서 먹기 아까운 요리가 있는 반면, 역시 대충해서 먹는 요리도 있다. 오늘 소개할 오차즈케(お茶漬け)란 요리는 일식 중에서 어쩜 최고로 허접한 요리일 수 있다. 흰밥에 국물맛이 나는 녹차를 부어 먹는 요리로 국밥과 비슷하지만 건더기는 국밥보다 많이 허접하다. 만드는 방법도 밥에 김이나 간단한 재료를 얻고 차를 붇는 정도로 끝난다. 1952년 인스턴트 오차즈케가 등장하면서 라면과 함께 국민식이 되었지만 역시 대충 한 끼를 때우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 요리를 이용해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えん엔」이라는 가게가 있는데 오늘은 그 가게를 소개하고자 한다. 

 

 

엔은 도쿄를 중심으로 9개의 점포가 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록퐁기 힐즈에 있는 엔이다. 록퐁기 힐즈와 지하철을 연결하는 지하도에 있어 바쁜 샐러리맨들을 겨냥한 곳인 것 같다.

 

 

실내는 이런 분위기. 대충 한 끼를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혼자서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우리는 가족끼리 갔다. 디저트를 너무 과하게 먹어 저녁을 먹기 뭐 할 때는 이 오차즈케가 딱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자리에 앉으면 메뉴, 냅킨, 이쑤시개, 젓가락 등이 손이 뻗치는 범위안에 있다. 

 

 

이런 곳에서 붙어서 밥을 먹게 되니 좀 쓸쓸한 풍경이기도 하다..

 

 

신랑이 주문한 연어, 연어알 오차즈케...기본 상차림은 모두 같다. 오차즈케, 오신코(맵지 않은 김치류), 히지키, 두부로 정말 간단하다..

 

 

반짝반짝 빛나는 밥과 함께 잘 구워진 연어, 김, 연어 알,미츠바(채소류)가 조금..이정도의 오차즈케도 상당히 사치스러운 오차즈케이다. 

 

 

이 가게에서 만든 두부..생두부 위에 땅콩소스가 뿌려져 있다.

 

 

이 가게에서 자랑으로 하고 있는 다시(녹차 색이 나는 국물). 다시마를 우려 여러 종류의 가다랑어, 조리술, 미린(일식 양념장), 간장, 볶은 소금을 넣어 너무 진하지 않으면서 확실한 맛은 나도록 만들어 졌다. 

 

 

오차즈케 완성..

 

 

내가 주문한 오차즈케... 

 

 

콩과 오쿠라(미끈미끈 거리는 열대 채소로 요새 우리나라도 먹는지 잘 모르겠다), 다시마, 짧게 다져진 배추와 당근이 들어 있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아 이곳에 오면 늘 이 요리를 주문한다.

 

 

다시를 부어서..

 

 

내 요리도 완성..ㅎㅎ 

 

 

오차즈케만으로 배가 부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사이드 메뉴로 이런 삼각김밥도 함께 팔고 있었다. 왼쪽은 갓을 양념한 삼각김밥, 오른쪽은 깨와 연어가 들어 있는 삼각김밥..

 

 

구운연어, 우메보시(새콤한 매실 장아치) 삼각김밥

 

 

여름에는 차가운 다시를 부어 먹는 오차즈케도 있다. 가볍게 한끼를 때우지만 요리 자체는 정성이 담겨있다. 지금은 도쿄를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로 도쿄에 있는 엔은 점심시간에는 행렬이 서 있을 정도로 인기의 가게가 많다. 속이 별로 좋지 않을 때, 적은 양을 먹고 싶을 때, 숙취로 입맛이 없을 때...이용하는 사람의 목적은 여러가지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