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에 이어 야마나시 현 여행이야기이다. 1박 2일의 일정이라 여행이야기는 두 편으로 끝나지만, 내용이 진한 여행이 되어 아주 만족스럽다. 야마나시 현은 후지산이 있는 현. 언제 분화할지 모르지만 지금 현재는 조용하니 갈 수 있을 때 가 두는게 좋다고 생각해 즉흥적으로 정한 여행... 윗 사진은 야마나카코라는 호수에서 후지산을 찍은 한 컷이다. 구름이 방해되어 완벽한 후지산은 담기가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주변에 사진을 찍는 아저씨가 「오늘은 운이 좋아..후지산이 너무 깨끗하게 보이는걸..」한다. 쉽게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산이 아닌 가 보다.      

 

 

오늘 소개할 곳은 후지산의 기생화산으로  분화에 의해 흘러내린 용암이 만든 용암동굴이다.  용암동굴은 두 군데인데 나루사와 얼음구멍(鳴沢氷穴)과 후카쿠 바람구멍(富岳風穴)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이 두 군데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 이날은 양쪽 다 들려보기로..

 

  

 먼저 나루사와 얼음구멍이라고 하는 동굴을 탐험.. 천연기념물에 지정된 동굴로 지상과 3개월간의 온도의 차가 있어 4월에서 7월까지 커다란 얼음기둥을 볼 수 있은 것이 특징이다. 

 

  

나루사와 얼음구멍입구.. 지하 21m의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면 커다란 얼음 기둥을 볼수 있다고 하는데..

 

 

내부는 미끄러지기 쉬운 바닥이라 걷기가 좀 힘들다..

 

  

용암 터널! 높이가 겨우 91cm로 머리를 상당히 숙여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동굴탐험의 기분은 절정에 이르고...

 

 

인공적으로 놓인 얼음이 우선 반겨준다..

 

 

점점 동굴속을 걸어가 보면 얼음의 벽이.. 예전에 냉장고가 없었던 시대에 겨울에 자른 얼음을 블록으로 쌓아 저장한 얼음실로 여름에도 시원하다고 한다.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현재도 얼음블록이 만들어져 있다.

 

  

 지하 21m에서 만날 수 있는 얼음 기둥.. 라이트 업이 되어 있었다.

 

 

암흑속에 하얗게 빛나는 얼음 기둥은 너무나 신비롭다.

 

  

이번여행에서 자연이 만든 또 하나의 작품에 감동하며 찍은 한 컷..

 

 

나루사와 얼음구멍은 전체 길이가 153m로 동굴 전체를 일주할 수 있게끔 견학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소요시간은 적지만 볼거리는 가득한 동굴로 단점은 동굴 전체가 깊이가 있어 계단이 많아 지치기 쉽다. 

 

 

다음은 1㎞ 떨어진 거리에 있는 후가쿠 바람구멍(富岳風穴)의 탐험이다. 

 

 

안내도를 보면 나루사와 얼음구멍과는 달리 평탄한 통로가 이어지는 구조이다. 

 

 

천연기념물이라는 간판, 해발 1,000m..자동차로 근처까지 와서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높은 곳에 있다.

 

  

계단을 내려 입구로...

 

 

점점 어두워 지기 시작하고...

 

 

이 동굴의 총 길이는 201m로 길 자체는 평탄해 누구나 어려움 없이 걸어 다닐 수 있다. 

 

  

동굴의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등장하는 얼음 기둥..

 

 

봄철에만 라이트 업이 된다. 즉흥적인 여행으로는 시기를 참 잘 맞추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거켜 만들어진 얼음 기둥일까? 

 

 

 동굴 속의 얼음은 첫 경험이라 열심히 관찰하면서 주변을 맴돌았다..

 

 

동굴에서 나가는 길..바닥이 젖어 있어 조심조심...

 

 

천연 냉장고... 뭘 얼리나..보니 누에와 알이 얼려 있다. 부화하지 않게 장기간 보존을 위한 시설이지만 왜 하필 누에인지는 잘 모르겠다.  

 

 

후지산 저변에 펼쳐지는 신림 속에 커다랗게 뚫린 구멍 나루사와 얼음구멍과 후가쿠 바람구멍.. 용암으로 뚫린 이 구멍들은 0~3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동굴주변에는 아름다운 호수가 가득해 하루종일 드라이브를 해도 지겹지가 않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깨끗한 공기, 멋진 자연을 맘껏 만끽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이제 다시 일의 전쟁터로 떠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아...힘내자...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우리 부부는 여행을 참 좋아했다(과거형임을 강조!). 딸아이가 태어나고 내가 일을 시작하고 매일같이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어떻게 제대로 된 긴 여행을 떠나본 지가 100만 년은 더 된 것 같다.

일본은 지금 골든위크라고 하는 황금연휴이다. 10일 연속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도 역시 제대로 된 여행은커녕 계획도 짜 보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중 외출을 하려고 집 앞까지 나와서 정말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보자는 생각에 남편은 그 자리에서 렌터카를 빌리러 가고(몇 번이고 얘기하지만 우리 집엔 자가용이 없다) 난 집으로 돌아가 여행에 필요한 짐을 꾸렸다. 가는 길에 여행책자도 한 권 사고..10대도 아니고 이런 무계획적인 여행은 있을 수 없지만 그만큼 우리부부는 여행에 굶주렸다.

여행지는 후지산 근처의 야마나시 현..갑작스런 일정이라 렌터카는 이틀밖에 빌릴 수가 없어 1박 2일의 여정으로 Go! Go! ...이런 정신없는 여행의 시작이긴 하였지만, 이번 여행에서 정말 뜻밖에 멋진 여행장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오늘은 우리 부부가 한없이 감탄한 멋진 여행장소..오시노 하카이(忍野八海-8개의 연못이라는 뜻)라고 하는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시노 하카이는 후지산에 내린 눈과 비가 긴 세월을 거쳐 지표에 스며들어 그 물들이 다시 뿜어 나온 8개의 호수가 그 총칭이다. 일본에서 깨끗한 물 100선에도 선정되어 천연기념물로써 지정되어 있다. 이 호수는 와쿠이케(湧池)라고 불리는 연못..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라는 무라카미 류의 소설제목이 연상되는 풍경이다.

 

 

맑고 깨끗한 바다는 수차례 봐 왔지만 이런 연못은 처음이다.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넑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연못들은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모여 있다. 과거에는 하나의 호수였다고 하니...

 

 

8미터의 수심을 자랑하는 연못..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캬..이런 풍경이..고기들이 새파란 연못에 그야말로 떠 있다..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자연이라는 재능있는 예술가와 시간이라는 멋진 촉매제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줬다. 

 

 

엄마 물 안에 산이 있어...하고 외치는 딸아이..후지산이 연못 안에 갇혀있다..

 

 

일본 초가지붕 카야부키의 지붕 집이 아직도 남아 있어 산책해 보았다..

 

 

화산재의 영향으로 바닥은 검지만 여전히 투명한 연못..고기들이 우아하게 헤엄치고 있고...

 

 

나 지금 날고 있수?

 

 

카야부키 지붕집의 내부.. 

 

 

소코누케 (底抜)라고 하는 연못..우리말로 하면 밑 빠진 연못...가장 깊은 곳은 1.5미터나 된다는데 바닥이 늪으로 되어 있어 정확한 깊이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곳은 신성한 곳으로 여겨 함부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하는데...역시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늪이 된 연못에 떠있는 고기들..

 

 

금강산도 식후경..한참을 산책하고 나니 출출해 져서 가까운 음식점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이 고장 향토음식..호토나베. 굵은 면발을 자랑하는 이른바 된장 칼국수 같은 것이다. 야채와 함께 일본 된장의 단맛이 면발과 잘 어우러져 먹기 좋다. 

 

  

 연못에서 헤엄치던(?) 옥새송어가 이런 정식이 되어... 식어도 맛있다는 옥새송어..아주 단백한 맛이 난다.

 

 

엄마와 함께 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중국인 꼬마..헤어 스타일이 아주 독특하다..ㅎㅎ

깨끗한 공기, 맑고 투명한 연못, 초가지붕과 풍차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호시노 하카이.. 1박 2일의 짧은 일정에 들린 장소이지만 도시의 삶에 찌든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나 좋은 재충전이 되었다. 역시 여행은 좋은 거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