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이 미래형 주택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고 너무 신기해 가 보고 싶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택이라 내용을 보는 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단념을 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 검색에서 이 주택이 견학회를 하는 것을 발견! 설레는 마음으로 메일을 보내니 같은 날 메일이 도착! 「편안한 복장으로 와 주십시오..스커트와 스타킹의 차림은 피해주십시오」라는 내용과 함께 허가를 받았다..럭키 ♪ 

이 미래형 주택의 이름은 아주 길다..「미타카 천명반전(天命反転) 주택 In Memory of Helen Keller」로 유명한 일본인 건축가 아라카와 그리고 그의 부인 미국인 마드린 긴즈의 작품이다.

이름에 헬렌 켈러가 쓰여있는 이유는 견학회에서 설명은 들었는데 너무나 철학적이라 확실히 이해는 못 하고..-_-;; 내가 느낀 것은 헬렌 켈러도 부자유스러운 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듯이 갇혀 있는 생각을 떨쳐 버리고 자유롭게 몸으로 느끼는 아트 주택인듯했다..

 

 

주택 근처에 도착하면 이런 풍경이..현란한 색조의 건물이 확 눈에 띈다..한번 보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강렬한 인상이다. 사는 것 만으로도 예술가가 될 것 같다..

 

 

견학회는 총 20명의 가족이 참가했다. 우리 딸아이처럼 어린 아이들이 6명, 노부인과 젊은 청년, 그 외에는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안내를 해 주신 분은 이 주택에 실제로 살고 있는 미술관에서 Work shop을 담당하시는 분으로 이 주택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분이셨다.

 

 

옆에서 본 모양..어떤 각도로 봐도 특이하다.

 

 

이 주택은 총 9개의 집이 있어 그 어떤집도 같은 내용이 아니라고.. 방은 2칸짜리와 3칸짜리가 있으며 거실, 욕실, 키친이 있는 구조이다.

 

 

이 외부의 모양을 보면 누구나 안이 궁금해진다.

 

 

건물은 총 3층까지 있었다.

 

 

엘레베이터 주변의 모습..

 

 

1층에는 관리 사무소가 있다..

 

 

엘레베이터도 범상치는 않다.

 

 

작은 곳까지 신경을 써서 만든듯한 구조..

 

 

이날 우리가 견학할 집은 3층의 구석에 있는 곳이었다. 이 집 이외에는 대부분 사람이 살고 있으며 견학에 사용하는 이 집은 일주일 단위로 임대를 해 준다고 한다.

 

 

이 집도 밖에서 보면 구조가 전혀 상상이 안 되는 곳이었다.

 

 

3층에서 내려다 본 풍경..

 

 

복도도 예뻐서 아동복 촬영 등에 사용된다고..

 

 

집 안에 들어가면 우선 한가운데 주방이 보인다. 원형으로 배치된 주방은 임대용이라 식기류와 냉장고가 갖추어져 있다.

 

 

그리고 주방을 중심으로 욕실이 보인다.  그리고 샤워실의 양쪽에는 세면대와 세탁기가 놓여 있었다.

 

 

일본사람들이 즐겨 쓰는 욕조는 없고 샤워실이 있을 뿐이다. 투명한 문을 잠그고 샤워를 하나 보다..좀 불편할 것 같기도 하고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샤워실의 반대편에는 화장실이..따뜻한 온변기와 비데도 잘 갖추어져 있다.

 

 

이 작은 창을 이용하면 베란다로도 나갈 수 있다. 베란다에서 본 풍경은 너무나 일상적이라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유일하게 문이 있는 침실..그 문마저도 숨겨놓는 구조라 집안에 문이 없어 보인다.

 

 

빨랫줄에는 뭔가 수상적은 금속 막대기가 걸려 있고..실은 이 금속 막대기 수납 대신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현관은 이런 모습..

 

 

인터폰이 기울어져 걸려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밖에 인터폰이 기울어져 설치되어 사람을 똑바로 보기 위해 이런 모습이 되었다고..

 

 

이 방을 본 순간 아이들이 일제히 함성을...방의 용도는 물어볼 필요가 없어졌다..

 

 

이 방은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다른 재료를 사용해 울리게 되어 있다. 장난기가 가득한 방이다.

365도에서 빛이 들어옴으로 일 년 내내 집안의 풍경이 달라 보인다고 한다. 일 년 내내 24시간 줄곧 집에 있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으니 오랜 시간을 새로운 풍경을 찾아내며 감동할 수 있겠다.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내 카메라에도 담아보고..

 

 

바닥은 울퉁불퉁..기본적으로는 맨발로 걷기를 권장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바닥에 누우면 장소에 따라 기분 좋은 자극을 느끼게 되는 공간을 발견한다고 하는데...

 

 

일본식 방 다다미로 된 방도 있었다. 절반은 자갈을 깔아놓아 더욱 이색적이었다. 집의 수납공간은 적어(바닥도 울퉁불퉁하니 책장을 제대로 세워두기도 어렵다)  최소한의 물건으로 집을 만끽하는 편이 좋다고..끌어 안고 있는 모든 쓸데없는 것을 이 집에 들어옴으로써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갈등이 생길 것 같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렬한 색은 신기하게도 점점 눈에 익어갔다. 이 주택은 사람의 시야에 한 번에 들어오는 공간을 6가지의 색을 이용함으로 강렬한 색은 점점 융화되어 편안한 기분까지 들게 했다.

 

 

천정에 돌출된 금속은 침실에 있는 금속 철을 걸어두기 위한 설치이다. 저 금속 하나에 150킬로의 무게를 지탱한다고 한다. 수납인 적은 대신 금속 철을 이용하여 물건을 걸어두기 위함이었다. 이곳에 이사하는 사람들이 처음 구입하는 것은 해먹이라고 한다..역시..ㅎㅎ

 

 

들어올 땐 몰랐는데 나갈 때 보니 현관문은 구슬이 많이 박혀 있다. 딸아이는 이 집을 넘 맘에 들어 했다. 견학회를 하는 동안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른들의 감탄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처음엔 이런 집 누가 살까? 했는데 인기가 있는 이유를 조금씩 알 것 같기도 했다. 이 집을 나서면서 설명을 해주신 분이 예전에 이 집에서 살다가 이사 가신 분과 교류를 하고 있는데 그분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이 집을 떠나 자신이 얼마나 이 집을 사랑했는가를 알았다고 한다.. 나도 언젠간 그분들처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집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역으로 향했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