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어제부터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다. 엄마로서 정말 감회가 새롭다. 긴장하는 딸아이의 모습이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역시 사랑스럽고 대견스럽다.

일본은 특히 도쿄는 워킹맘에게 있어서 환경이 정말 좋지 못하다. 매일 8시간 이상 일을 하는 워킹맘의 아이들이 주로 대상이 되는 어린이집(이곳에서는 보육원이라고 한다)은 빈자리가 없어 일을 하고 있어도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나처럼 회사에 적을 두지 않고 비 정기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가 없다. 일이 있을때 마다 비인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맏기게 되는데 8시간쯤 맡기게 되면 하루에 우리돈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무엇 때문에 일을 하는지 가끔 복잡한 기분이 들때가 있다.

이런 생활을 계속해 왔던 나에게 딸아이의 유치원 입학은 커다란 생활의 변화이다. 일본 유치원은 기본적으로 9시부터 14시까지이다. 일이 있을 때는 연장 보육도 해주니 딸아이의 유치원의 입학은 나로서도 자유롭게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 듯해 설레는 기분도 든다.

근데 이 유치원이라는 게 처음부터 어려운 문제를 던져준다. 2달 전 「부모님의 회」라는 모임이 있어 참가하니 새로운 유치원 생활의 생활지침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프린트를 나눠주며 유치원 입학까지 만들어 올 과제라고 한다..내용을 대충 훑어보니 갑자기 심한 스트레스가... 도시락 주머니, 냅킨, 가방...수 많은 물품을 엄마들이 직접 만들어 가야 하는 내용이었다. 오 마이 갓!!

 

 

재봉질에 자신이 없는 엄마들을 위해 친절하게도(?) 학원 전화번호도 알려준다. 정 만들 시간이 없는 엄마는 재료를 들고 돈을 지불하면 만드는 업자를 소개해 주겠다는 안내도 함께 쓰여있었다.

난 물건을 만드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재봉질은 정식으로 해 본적이 없다. 어쩌나..하는 고민이 우선 들었다. 결론은 남들이 다한다면 나라도 못 할 게 없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딸아이에 대한 애정으로 어떻게 도전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만들기 시작하니 쉽지가 않다..ㅜㅜ 고민끝에 시어머님에게 도움을 요청해 시어머님과 함께 겨우겨우 만든 물건들이 아래와 같다..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동화책 가방.. 유치원에선 일주일에 한번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책을 빌려올 수 있다. 그 때 사용하는 가방. 아이가 들고 다니기 편하게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어야 했다.

 

 

딸아이가 포켓트 몬스터를 너무 좋아해 포켓 몬스터의 옷감으로 만들어 봤다. 완성하고 나니 좀 허전해 포켓 몬스터에 나오는 슈퍼볼을 만들어 붙여봤다. 슈퍼볼에는 솜을 좀 넣어 볼륨감을 늘였다. 

 

 

실내화를 넣는 가방. 이 가방에도 피카츄를 만들어 달아보았는데 영 솜씨가 없어 참담한 결과가..ㅠ_ㅠ 특히 눈동자가 너무 작아 만들 때 많이 힘들었다. 완성해 보니 눈먼 피카츄가 되어 있다..달지 말 걸 그랬다.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컵을 넣는 봉지..가운데 리본을 넣어 다른 천과 연결해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이건 스모크.. 유치원 내에서 생활할 때 옷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입는 옷.. 딸아이의 성장에 맞추어 조금 크게 만들어 봤다.

 

 

천에 사과가 그려져 있어 사과를 한번 붙여봤다. 

 

 

이건 천고르기부터 시어머니가 한 스모크.. 원예용 스모크..딸아이의 유치원에는 작은 밭이 있어 유치원생들이 농작물을 키운다. 그때 옷을 더럽히지 않도록 길기가 조금 길게 제작해야 했다. 

 

  

이것도 시어머님의 작품. 미술을 할 때 물감에 옷을 더럽히지 않도록 사용하는 스모크.. 천 자체가 수수한 것은 더럽혀도 금방 세탁이 가능한 얇은 천을 찾아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도시락을 먹을 때 깔 냅킨..일본 사람들은 도시락을 먹을 때 도시락을 싼 보자기를 깔고 먹는다. 유치원생은 보자기로 도시락을 쌀 수 없어 그 대신 이런 냅킨을 따로 제작해야 했다. 

 

 

이 냅킨도 리본을 이용해 봤다. 

 

 

만드는 김에 한 장 더 만들어 봤다.. 바느질도 비뚤비뚤. .ㅠ_ㅠ 

 

 

유치원은 옷을 더럽히거나 화장실에 실패할 경우를 생각해 옷을 한 벌 더 가지고 가야 한다. 그때 사용하는 봉지. 원래는 귀여운 동물들을 많이 달아주려고 했는데..힘이 들어 도중에 포기..한마리에 그쳤다..ㅠ_ㅠ

 

  

난 항상 비뚤 비뚤하게 팰트를 붙이게 된다. 왜 이럴까..

 

 

이건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걸레. 아이들 손에도 사용하기 쉽게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야 했다. 끈을 만들어 사용 후에는 걸어서 말릴 수 있도 있다. 

   

 

거의 2달간 시어머니와 함께 만든 유치원 물품들은 이상이다. 그리고 아직도 도시락 가방은 완성을 못 했다..ㅠㅠ 주변의 동네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역시 딸아이의 유치원이 특히 제작해야 할 물건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동네 아줌마 모두가 이런 물건을 많고 적게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유치원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역시 엄마들의 부담은 상당하다. 이번 유치원 물건 제작에 나도 어느 정도 재봉질을 익히게 되었다. 딸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갈 때는 더 멋진 작품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난 한가지 몰두하는 취미는 없지만 무얼 만드는 걸 좋아해 관련 책자를 사서 혼자서 만드는데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뜨개질, 페이퍼 크래프트, 재봉질, 종이접기, 비즈, 플라모델, 그림 그리기...등은 내가 여태껏 혼자서 즐기는 취미생활에 들어간다. 이 모든 것에 관한 재료를 파는 곳이 도쿄에는 있다. 유자와야라고 하는 취미생활을 위한 재료전문점이다. 오늘은 비교적 큰 규모에 한 층에 모든 곳이 집결되어 보기쉬운 신주쿠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신주쿠 유자와야는 타카시마야라고 하는 백화점 11층에 있다. 타카시마야는 규모가 큰 백화점으로 11층의 절반은 행사장으로 그리고 절반은 유자와야가 들어가 있다. 유자와야에 들어서면 먼저 이런 풍경이..점포내는 아주 밝고 그리고 넓다.

 

 

딸아이가 올봄부터 유치원에 입학 하게 되어 보조가방을 만들어 줄려고 천을 찾아봤다. 포켓트 몬스터를 너무 좋아하는 딸아이..여자애인데도 공주인형보다 괴수인형을.. 핑크보다 검정색을 좋아한다..

 

 

점포 내에 점원은 적어 자신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물건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찾아도 없을 때 점원에게 물으면 귀신같이 어디 어디에 있습니다..라고 가르쳐 준다. 이 점포의 규모를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물건의 자리를 외우고 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천은 여러 종류가 있어 웬만한 종류의 천은 다 볼 수가 있다. 

 

 

뜨개질을 위한 털실도 일본의 브랜드에서 해외 브랜드까지 수많은 종류가 진열되어 있고..

 

 

재봉실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많이 있다..

 

 

이 세상에 이렇게 많은 바이어스 테잎이 필요한 걸까?..

 

 

지퍼의 종류들..

 

 

단추도 찾으려고 하면 한 참 걸린다..

 

 

요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 단추도 있다..

 

 

울트라맨 단추..ㅎㅎ

 

 

아..찾았다! 딸아이의 영웅..피카츄 와펜..

 

 

리본도 색깔별로 질감별로..

 

 

인형에 넣는 솜도..

 

 

 이런 핸드폰 액세사리를 만들기 위한 세트도 있고..

 

 

결혼식에 쓰이는 인형도 손수 만들 수 있다..

 

 

스타킹도 원하는 모양으로 도장을 찍어 만들 수 있다.

 

 

수공예품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을 위한 재료도..

 

 

화지도 색깔별, 모양별로 있다.

 

 

구석에는 액자가..

 

 

수채화를 그리기 위한 붓

 

 

물감도 어찌나 종류가 많은지..

 

 

서예나 수묵화도 맘만 먹으면 재료는 여기서 다 준비할 수 있다..

 

 

새로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적들도 즐비하고..

 

 

앗! 또 발견..피카츄 펠트인형...만들어 가방에 달아주면 좋아할 것 같다..

 

 

포스트 잇으로 만드는 디즈니 캐릭터도 있다.

 

 

만화에 관련된 서적도 꽤 충실하게 있다.

 

 

유자와야에 갈 때마다 언제나 계획한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그리고 또 다른 취미를 발견해 망설이다가 다음을 기약하기도 한다. 무궁무진한 취미의 세계..도쿄 카마타점에는 플라모델, 점토, 전철, 스탠드 글라스, 인형 등 좀 더 세분화된 재료를 팔고 있다. 도쿄에는 10개의 점포가, 도쿄근교에는 카나가와에 9개, 치바에 3개, 사이타마에 6개의 점포가 있으니 새롭게 취미생활을 생각하시는 분은 여행시 들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