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블로그 글을 못 썼다. 이번에 로그인 때문이 아니라 심한 한국드라마 중독증 때문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한국 드라마를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즐겨보게 되었다. 한류는 일본에서 아직도 끊임없는 인기로 우리 동네 비디오 가게만 해도 일본 영화만큼 한국영화가 많아 선택의 폭이 넓다. 그래서 더욱 한국드라마를 한동안 보지 않았던 난 도대체 뭘부터 손을 데어야 할지 몰라보질 못했는데 블로그를 통해 여러 블친님들의 글을 읽으며 요새 한국의 무슨 노래가 유행하는지 무슨 드라마가 인기가 있는지 알게 되어 한국드라마 중독증이 발병한 것 같다. 텔레비전에서 가끔 나리타 공항을 점령하는 한류팬들을 보고 ‘저 아줌마들 왜 저럴까?...’ 했는데...지금은 내가 유아인의 프로필을 찾아보고 있다..-_-;;

서두가 길어졌다. 일본에서 한류가 여전히 인기이고 그 덕분에 한국요리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얘길 하려고 하다보니 얘기가 유아인까지 새어버렸다..

 

 

오늘 소개자 하고자 하는 곳은  한국요리 순두부를 즐길 수 있는「도쿄 순두부」다. 그대로 발음을 하자면 도쿄 슨(순)두부..ㅎㅎ;;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체인점을 확충해 지금은 도쿄에 13개의 점포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한국요리라면 비싼 이미지가 있는데(보통 한국요리라면 고기요리가 들어가는 곳이 많아 한국요리를 다채롭게 맛볼 수 있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우리나라의 일식집처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가게는 순두부 하나만으로 메뉴를 한정해 가격을 낮추어 저렴하게 한국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저렴한 가격이라고 하지만 한국요리..그렇게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우리 가족은 더욱 저렴하게 순두부를 즐길 수 있는 점심시간을 이용. 도착시간이 11시경이라 아직 손님은 없었다. 가게 안은 밝고 카페처럼 산뜻한 분위기. 여자 혼자서 와서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는 공간을 만들었다.

 

 

주방의 모습.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순두부를 만들고 있고...

 

 

이 가게의 특징은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혀 맵지 않은 순두부에서 울트라 핫(50엔 추가)까지 7단계로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 스프는 소금이 베이스가 된 것과 된장이 베이스가 된 것이 있다. 그리고 모든 재료는 추가로 넣을 수 있고 (파까지 50엔 추가 요금을 받는다) 순두부의 맛도 카레맛에서 짜짱면 순두부까지 다양하다. 

 

 

100엔 추가로 시킨 샐러드.. 한국요리의 분위기가 내기 위해서인가 고춧가루 뿌리는 참신함이..헐..

 

 

한국 음료 갈아 만든 배가 있었다. 일본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이 음료는 남편이 아주 좋아해 망설임 없이 주문..

 

 

이것들이 우리 부부의 상차림. 일본은 어떤 요리를 주문하더라도 기본 일인용으로 나온다. 점심이라 이렇게 한 상이 세트가 되어 있었는데 저녁메뉴는 다 별도로 추가해야 한다. 

 

  

우선 남편이 주문한 순두부찌개.. 헉..맵지 않은 것을 주문하니 정말 허옇다. 맛이 걱정되었지만 바지락의 국물맛이 상당히 맛있다. 매운걸 잘 못먹는 사람들에겐 인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우리가 흔히 먹는 순두부의 맵지 않은 버젼이다. 가격은 900엔

 

  

난 한국사람이니 적당히 매운 3번째 단계의 순두부를 선택..내용물이 가장 알찬 해물 순두부를 선택해 봤다. 가격은 1,200엔쯤 했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위에 있는 나물들이 마늘 대신 생강으로 양념을 했다는 점..이건 아니쟎아..라는 불평을 하며 먹었다..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 맛을 본 소감은 역시 순두부는 바지락 스프맛이 좋은 것 같았다. 해물 순두부는 그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순두부다운 맛이 나질 않았다. 한국사람에겐 바지락 스프맛, 된장 베이스,  3번째 매운맛이 가장 맞을 것 같다.

 

 

우리부부가 다 먹고 나올 때가 되자 점포 내는 꽉 차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도쿄 순두부..이름도 일본식이 아니라 맘에 든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어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게끔 하고 다양한 요리를 순두부로 표현하려고 한 점은 좋았던 것 같다. 바지락 스프맛은 한국 순두부맛에도 가까워 달달한 일본음식이 지겨워진 여행자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오늘 이 글을 정리하고 보니 급 한국음식이 먹고 싶어진다. 비행길 타고 한국에 날아가 봐야 할까..그럼 유아인도 어쩜 볼 수 있을까?... 

도쿄 순두부 http://www.tokyo-sundubu.net/

가게이름에 착오가 있어 수정했습니다. 작은 ゥ를 큰 ウ로 착각해 순도우부라고 했습니다..정확한 이름은 순두부입니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외국에 살면 가장 먼저 포기해야하는 게 한국음식이다. 일본은 그나마 한국과 가까워 비슷한 요리도 많아 커다란 불편 없이 지금껏 살아오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은 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한국밥이 너무나 그립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남편이 한국사람이면 한국마켓에서 조금 비싸게 재료를 구입해 모든 음식을 한국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처럼 남편이 일본사람인 경우는 역시 남편에 입맛에 맞추어 식단을 짜다보니 제대로 된 한국요리는 좀처럼 먹지 못하게 된다(그리고 내가 요리를 잘 못하는 것도 원인이 크다). 그나마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김치찌개가 아닌가 싶다. 일본사람들은 겨울철이 되면 나베요리(전골요리)를 잘 먹는다. 이 나베요리는 국물이 따로 팔고 있어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그 중에 단연 인기는 김치찌개(일본말로 키무치 치개) 이다. 오늘은 내가 대리만족으로 먹는 일본에서 파는 한국음식 김치찌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식당은 록퐁기 힐즈에 있는 MOTHER’S라고 하는 식당이다. 고급요리의 대명사인 복어요리와 자라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수 있다는게 이 가게의 자랑이다. 엄마의 밥맛같은 음식이 나온다고  MOTHER’S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니 조금 기대가...

 

 

실내는 도쿄에 있는 식당답지 않게 아주 공간을 사치스럽게(넓게) 사용했다. 인테리어도 호화로워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뭐가 붙어 있나 하고 자세히 보니 대부분 조리도구이다. 

 

 

벽에도 예쁜 인테리어가... 자세히 보니 일본 전역의 지명을 붙여 놓은 것들이었다. 

 

 

우린 가족으로 와서 이런 자리를..

 

 

샹들리에도 역시 통일성 있게...

 

 

메뉴를 가져다주지만 난 이미 정해놓은 메뉴가...물론 김치찌개이다. 일본에서 먹는 김치찌개는 후회스러운 맛이 많지만 이곳은 激辛(아주 매움)이라는 맘에 드는 문구가 붙어 있어 망설이 없이 선택..남편은 돈가쓰를 주문했다.

 

  

드링크 바가 있어 추가요금 없이 자유롭게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남편이 주문한 돈가쓰가 도착! 음 평범 그 자체다..맛을 보니 맛도 평범했다..

 

 

내가 주문한 김치찌개.. 일본은 어딜 가도 일인식이 기준이다. 김치찌개의 크기는 우리가 먹는 뚝배기보다 조금 크다. 우리 같으면 많은 반찬이 일렬로 깔리겠지만..지금은 한 젓가락으로 없어지는 반찬 2가지도 감사하게 먹게 되었다.

 

   

언뜻 보면 우리 김치찌개와 다름이 없다. 

 

 

자세히 보면 굴과 이 가게의 자랑 복어가 들어가 있다. 일본 김치찌개가 우리나라 김치찌개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김치가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다!!ㅠ_ㅠ

김치 대신 배추가 들어 있어 조금 매우 스프로 어떻게 김치찌개처럼 만든 것이 바로 일본식 김치찌개이다. 이곳의 김치찌개는 배추와 펄펄 살아있는 정구지(서울말로는 부추), 콩나물이 가득하다. 운이 없으면 계란을 넣은 김치찌개를 먹어야 하기도 하지만 이곳은 다행히 계란은 없다. 한 숟갈 떠먹으니 「바로 이 맛이야..!!」가 아니다..ㅜ_ㅜ

 적당히 달고 적당히 짜고 적당히 맵지만 그무언가가 빠져있는...김치찌개는 신김치가 생명이건만 김치가 눈을 씻고 봐도 없으니...그래도 14년을 살면 이런 맛도 감사하고 먹게 된다. 뭘 불평하겠느냐..고추가루가 들어가 있는것 만으로 감사해야지..

근데 왜 일본사람은 이 맛없는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너무 맛있는 김치찌개에 익숙해 져서 이 김치찌개를 맛없게 느끼는 걸까? 우리도 일본의 오뎅과 텐푸라를 먹을 때 간장에 찍어 먹는 독특한 요리법으로 발전해 왔듯이 일본도 어딘가 어설픈 요리법으로 발전해온 것 같다..근데 이게 엄마맛이라니..

 

  

오늘 소개한 MOTHER’S의 김치찌개는 특별히 맛이 없는 게 아니다. 아니 어쩜 조금 맛있는 김치찌개에 속할 수도 있다(그래도 조금 매웠으니..).  단지 아주 평범한 일본식 김치찌개를 맛볼 수 있어서 소개해 봤다. 혹시 일본에 와서까지 김치찌개를 먹으려는 여행자는 그다지 없겠지만 한국의 김치찌개와는 차원이 다르니 요주의!!ㅎㅎ;; 이런 곳에서 김치찌개를 먹고나면 엄마가 끓여준 보글보글 김치찌개가 더 먹고 싶어진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