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있는 상식을 벗어난 풍경에 깜놀라는 절을 구경해 봤다- 료호지
도쿄×Life/도쿄 산책 2013. 8. 4. 08:44 |
어제 도쿄의 외곽 하치오지시(八王子市)에 볼일이 있어 아침부터 외출했는데 볼일을 보고 이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절이 생각나 충동적으로 들려봤다. 난 불교를 믿는 신자는 아니지만, 이 절이 일본의 각종 매스컴에서 소개가 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일반 상식을 벗어난 풍경에 깜짝 놀라게 되는 절 료호지(了法寺)를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료호지는 규모가 큰 절은 아니다. 하지만 1489년에 창설한 비교적 역사가 깊은 절로 일련종(日連宗)에 속하는 절로 절대 수상한 절이 아니다. 이 절의 주인 스님(한국에도 절이 개인소유가 되는 곳이 있는지 모르지만, 일본에는 개인소유의 절이 꽤 많은듯하다. 대대로 절을 이어받아 스님이 되어 절을 지키는 가문도 적지 않다) 이 젊은이들이 절을 찾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해 누구나 친근감 있는 절을 만들고자 고민해왔는데 그때 떠올랐던 안이 오타쿠계열의 애니메이션 간판을 세우자는 의견이었다. 처음에 스님은 이 안에 대해서 상당히 망설였다고 한다. 주위의 가족과 종파 사람들에게 의논을 해보면 누구 하나는 막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고 하나 누구하나 반대하는 사람이 없어 결국에는 부처님의 뜻을 알고자 쿠지(제비뽑기류)를 해 보니 대길이 나와서 결국 간판을 세웠다고 한다. ㅎㅎ;; 그 간판 덕분에 이 절은 일약 인기의 절이 되어 결론적으로 보면 젊은 남자들이 자주 찾아가는 절이 되었다고 한다.
이게 문제?의 간판..성우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렸다는 이 간판의 덕분에 료호지는 본래 이름보다 지금은 오타쿠의 절 모에데라(萌え寺- 모에라는 말은 여러 설이 있지만 오타쿠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는 말로 오타쿠를 나타낼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이나 아이돌이「좋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라는 이름이 더 유명하다.
오타쿠색이 아주 진하다. 스님이 망설이신 이유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ㅎㅎ;;
그림의 군데군데 보이는 QR코드..내용이 정말 궁금하지만 내 휴대폰으로는 알 길이 없고...
이곳이 참배하는 곳..평범한 절과 다를곳이 없지만...
이런 오타쿠 애니메이션 간판이 또 있다.
곳곳에 튀지 않게 장식되어 있는 애니메이션
반려동물의 묘소인듯...상당히 귀엽다
흡연장소가 있었는데
이곳에도 살짝 애니메이션을..
아이들이 즐길수 있는 스템프 찍기와 그림도구도 있고...
방명록 같은 게 있어 들여다보니 온통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에서 절과 신사라면 빠지지 않는 게 소원을 적어 걸어두는 이 애마(絵馬).
이곳에 걸린 소원도 좀 각별하지 않을까?해서 들여다보니...
오..하트모양의 애마가..게다가 애니메이션이다.
걸린 소원도 솜씨가 상당하다.
이런 절이 있을 줄은..!!
조금이라도 유명한 동인지 작가가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취직활동이 빨리 끝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사람은 만화가일까? 올해는 마감일을 지킬수 있도록...이라는 소원이..
예쁜 애마만큼이나 실력자가 많아 한참을 들여다봤다.
가운데 애마는 누가 직접 그린것. 이 정도의 레벨은 역시 프로가 아닐까?
본당 옆에는 일본 절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오미쿠지(おみくじ- 운세 뽑기같은것)와 오마모리(お守り-부적 같은 것)를 파는 가게가 있다.
놀라운것은 본당 바로 옆에 있는 가차가차(동전을 넣고 장난감 뽑는 기계, 이 기계를 보면 오타쿠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절 간판에 있었던 애미메이션이 완전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음..이 뺏지를 달고 다니면 절과 가깝게 느껴질까?
오마모리도 여러종류가
이런 팔지를 불교에선 뭐라고 하는지 아는사람..? 염주? 이 곳에 있으면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
기념 포스터도 있다고 하는데.. 부처님도 캐릭터가 되어 있다..
부처님은 둘째치고 이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돋보이는 파일도 있고
이 애마에 소원을 적어 걸어두나 보다.
부적도 상당히 귀엽다..
이런걸 믿지는 않지만 기념으로 하나 사봤다. 운세를 높여준다는...의미
뒷부분에는 료호지라고 적혀있다. 얼마나 운세를 높여줄까는 잠시 지켜봐야겠다..ㅎㅎ 평범한 절이 하나의 간판으로 일약 유명절이 된 료호지. 신실한 불교신자는 조금 거부감이 생길지 모르지만 독특한 일본문화를 엿볼수 있는 곳이니 한번 볼가치는 충분히 있다.
료호지 주소- 東京都八王子市日吉町2-1 니시하치오지(西八王子)역에서 도보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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