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 와서 새로운 시작이 통역이라면 조금 말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얼마 전에 난 새로운 시작의 통역을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기업에서 기술번역을 하다가 프리랜서 통역으로 전향했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일은 통역업체에서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처음으로 블로그를 통해 일을 얻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3개월, 통역 연락처를 게제하고 1주일 후의 일이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내가 사는 이곳 도쿄를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정보를 싣고, 그리고 나의 글을 보고, 나를 보고 통역을 부탁하는 사람이 생길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일을 의뢰받으니 가슴이 벅찼다. 전화를 받고 엉겁결에 최대한 저가로 해드리겠습니다..하고 말하니 의뢰를 하신 고객님은 웃으면서 아뇨..정당한 금액을 제시해주세요..하신다.

 

 

통역의 내용은 간단한 비지니스 회의를 통역하는 것이었지만 지금껏 해오던 통역과는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진정한 프리랜서로서 시작을 한듯해 더욱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통역을 마치고 저녁을 사주고 싶다는 고객님...
함께 이런저런 얘길 하면서 오늘 정말 잘 하셨어요.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이야길 해주신다. 앞으로도 왠지 이 고객님과는 인연이 계속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난 인연이라는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만나려고 해도 만날 수 없는 사람, 필연에 의해 만나게 되는 사람.. 난 필연에 의해 만나게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 연은 소중히 이어가고 싶다.

 

일본어 현지 통역 연락처 +81-90-4170-9827    ppippi51@daum.net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10월 들어서 거의 매일같이 전시장을 다니고 있다. 지난 주는 빅사이트, 이번 주는 마쿠하리 멧세, 다음 주는 빅 사이트...이런식으로 질릴정도로 전시장에서 통역을 하고 있다.

원래 일본에서 전시장 통역은 통역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급여도 학술통역이나 비지니스 통역과 비교하면 많이 낮다. 심한경우 학술통역 2시간 보다 전시장 통역8시간이 적은 경우도 있다.하지만 일본에서 한국어는 마이너 언어..찬밥 더운밥 가릴 수가 없다.

통역을 하면 늘 새로운 만남이 있다. 그게 매력이면서 부담이기도 한다. 내가 자주 하게 되는 학술통역이나 비지니스 통역은 단발로 몇 시간 단위의 일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시장 통역은 대부분 3일이상 일이 지속된다. 초면의 사람과의 관계가 정말 중요하게 된다.

전시장을 들어서면서 오늘 내가 만날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맘을 졸이게 된다. 만약 맘이 맞지 않는 고객과 만나면 3일 이상을 함께 지내야 함으로 역시 부담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좋은 인연이 되게 된다. 전시장 통역의 경우 고객이 한국 중년남성이기 때문이다.

전시장 통역 이외의 경우 내 고객은 보통 일본 기업 사람들이나, 일본 학교 관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전시장 통역은 일본어를 잘 모르는 한국기업을 서포트 하는 일이라 자연스레 한국 사람들이 고객이 되는 경우가 많다.전시장에 오는 한국 기업의 사람들은 소위 한국에서 성공한 사람들로 더욱 크게 성공하게 위해 해외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회경험도 풍부하고 사람도 잘 다룰 줄 안다. 함께 있으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다.

 

 

그리고 꽤 친절하다. 특히 이번 통역에는 친절하고 자상한 분이 많았다. 싸이의 동영상을 나에게 보여준다며 (부끄러운 얘기지만 난 강남 스타일을 몰랐다..)장시간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바람에 요금이 엄청 나왔다는 분도 계셨다. 술을 사주신다는 분, 맛있는 저녁을 사주신다는 분..한국에서는 이런 풍경이 당연할 지 모르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풍경과 만나긴 어렵다. 가끔 이런 고향 오빠같은 고객을 만나면 하루가 정말 즐겁다. 돈 받고 이렇게 즐겁게 보내도 될까 하는 느낌까지 든다.

하지만 이분들에게도 조금 힘든 점은 있다. 짧은 시간에 너무 친숙해 진 나머지 내가 마치 일본지사가 되는 점이다. 한국에 돌아가시고도 일본 거래처에 전화를 해 달라,  견적서를 만들어 달라, 번역을 해 달라...끝임없이 전화를 하신다. 이것도 사람과의 관계가 가까운 증거일 지도 모른다. 이럴땐 신뢰받고 가깝게 느끼셔서 그렇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어제도 거래처 몇군데 전화를 돌렸다.

외국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신선하기도 하고 어딘가 모르게 그립기도 하다. 새로운 한국소식, 한국 사람들의 얘기를 너무나 리얼하게 들을 수 있고,  내가 있었던 시절의 한국얘기, 고향얘기를 함께 웃고 공감 할 수 있어서 그런가 보다.

다음 통역도 전시장 통역...이번엔 또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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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아침 일찍 에이전트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통역이 있는 데 대처해 줄 수 있냐는 얘기였다. 전날 갑작스러운 통역은 흔한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혀 없는 얘기도 아니다. 난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면서 2가지 정해놓은 목표가 있다. 첫번째는 내가 할 수 있는 통역은 무엇이라도 한다. 둘번째는 한번 하겠다고 한 통역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도중에 그만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통역을 하기로 한 전날은 어디 몸이 아프지 않을까 걱정을 해 꿈까지 꾼다. 프리랜서는 말이 좋지 챙겨주고 보호해주는 방패 같은 존재가 없다. 그야말로 내 몸뚱이 하나로 승부를 거는 세계라 결과도 시비어하다. 그래서 가장 기본이 되는 신뢰와 안심은 고객에게 안겨줘야 한다는 것이 내 전적인 생각이다.

「네..가능합니다..근데 무슨 통역인가요?」「회의통역이요..근데 전공과목은 △△입니다..」「??...지금 회의 통역이라 하시지 않으셨나요?△△전공이라니요?」「그게 심포지엄 통역이거든요..」「뭐라고요?네? 내일? 심포지엄?」놀라움과 함께 도망칠 궁리를 머릿속에는 생각하고 있는데 그 생각은 이미 들켜 버렸는지 우선 자료를 보내겠다고 한다.

그런데 메일로 온 자료가..오 마이 갓!! 너무너무 어려운 100% 오리지널 전공 얘기인 거다. 제목만 2줄짜리로 무슨 소린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세계였다. 그것도 대학생, 대학원생들이 참여하는 학회가 아니고 저명한 국제 심포지엄이다.. 정식으로 의뢰를 받기전에 다시 전화했다..「좀 힘들 것 같아요..제가 잘 못해내면 많은 분들에게 피해를 끼칠거예요..」라고 얘기해도 좀처럼 에이전트는 단념하지 않는다. 한참을 얘기한 끝에 결국 하기로 했다.

우리 집에는 3살 된 꼬맹이가 있다. 내일 심포지엄을 그나마 성공하게 하려면 오늘 난 밤을 새워 공부해야 하지만 3살짜리는 그런 날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동네 아줌마 집에 가서 아이를 맡기고 (일본에서는 흔히 있지 않은 일이다) 혼자 공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담당할 통역은 일본교수 3명의 발표 시의 통역과 모든 발표의 질의 응답 시의 통역이었다. 발표자료를 보니 읽으면 읽을수록 뭔소린줄 모르겠다. 그리고 제목도 모르는 발표의 질의 응답을 통역해야 한다.. 물론 편하게 잠은 못 잤다.

 

 

다음날 심포지엄을 하는 모 국립대학에 도착.. 근데 갑자기 한국교수님 한 분이 자신의 발표도 통역해 달라는 거다.「뭔 소리여..그게 말이나 돼!!」 라고 얘기 하고 싶었지만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나..내자신이 싫어지는 순간이었다. 대신 오늘 발표의 자료는 아직 본 적이 없으니 시작할 때 청중에게 이런 사정을 얘기해 달라고 했다. 담당자는 문제없다고 하며 환하게 웃는다..이런...△■※★..

발표가 시작되고 중간에 말도 안되게 어려운 학설 부분은 영어로 한다는 조건으로 통역을 시작했다. 발표자료를 받은 통역은 그런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그리고 문제의 한국교수님 발표가 되었다. 그런데 교수님의 말씀이 너무 알기 쉽고 자세히 말씀해 주셔서 전혀 모르는 내용을 통역하는데도 어려움은 없었다.휴.. 그리고 한국어를 일본어로 바꾸는 쪽에 자신이 있는 것도 하나의 자신감으로 작용했다.

오전 통역이 끝나고 일본 담당자들이 와서 「역시 프로는 다르네요..」「멋져요..내용이 쏙쏙 머리에 들어왔어요..」하며 치켜 세워주어 준다. 그런말을 들으니 오후에 시작될 통역이 더 부담스러워졌다. 그러던 중 일본 담당자가 「오늘 삐삐 님이 오시지 않으셨으면 전 시말서를 써야 했습니다..감사합니다..」라고 고백을 한다ㅠㅠ 원래 통역담당자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 포기하겠다는 얘길 심포지엄 전날 해 온 것 같다..이런...또 한번 △■※★..

마지막까지 생각보다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힘들었지만,무사히 심포지엄은 막을 내렸다. 집으로 가기 전에 사정을 아는 정말 많은 관계자로 부터 감사의 말을 들었다.
어제 밤늦게까지 힘들게 공부했던 것, 스트레스로 쓰러질 것 같았던 순간들이 사람들 말 한마디 한마디에 녹아 사라지고 있었다. 이런 날 힘들지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역시 누군가를 위해 도움이 되었다는 실감이야말로  커다란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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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더운 날씨에 정장은 정말 괴롭다..일본에도 요 몇 년사이 여름에는 쿨비즈하는 회사가 늘었지만 나 같은 통역은 언제나 정장을 입어야 한다. 이날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도교의 아스팔트 위를 걸었다. 이날의 통역은 다큐멘터리 통역이었다. 다큐멘터리 통역? 자막이 아니고? 통역의뢰를 받았을 때 좀 위화감을 느꼈지만 분명 자막번역은 아닐듯했다.

현장에 도착..모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회사이다. 안내받은 회의실에 들어가 보니 방송장비가 가득했다. 하지만 자막 번역을 할 분위기는 아니었다.

담당자가 통역 내용을 설명하기를 이번 프로그램은 어느 한국사람이 고된 시련 끝에 피나는 노력으로 일본에서 성공한다는 다큐멘터리 드라마라고 했다. 드라마가 메인이기는 하지만 그 사람의 생전에 친했던 지인,가족 등의 인터뷰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초반부에 있다고 한다. 그 다큐멘터리를 작성하는데 한국에서 취재해온 인터뷰를 통역해 달라는 것이었다..아하..그렇구나..보통 자막번역은 시간제한과 글자제한이 있어 말내용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통역은 가능한 한 그대로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통역도 역시 인터뷰를 한 사람의 말을 그대로 전달해야 하기에 엄연히 통역인 것이다. 내용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고, 잘못들은 부분은 재생해서 들을 수 있어서 간만에 전혀 긴장감 없는 통역을 했다. 

 

 

통역을 마치고 디렉터가 드라마를 좀 보고 주인공의 한국어 실력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주인공은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배우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발음을 교정받았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드라마를 본 감상은.. 너무나 어설픈 한국어였다..어쩌지..솔직히 있는대로 말하면 그 배우에게 무슨 불이익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말하는 내용은 다 알아들었어요..」최대한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러자 감독을 불러오겠단다..ㅠㅠ 「정말 솔직히 얘기 해 줘요..한국사람들이 들었을 때 한국사람이라고 느껴지나요?」...한국말은 일본사람에 있어서 결코 발음하기 쉬운 언어가 아니다. 아무리 전문가에게 발음을 교정받았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죄송합니다..한국사람으로는 생각되지 않네요..」그러자 디렉터가「어려운 줄 알지만..이 사람 한국말 연기지도를 해 줄 수 없나요?」..「네??」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긴가..이상황은 내가 완전히 거절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활이란 걸 직감적으로 알았다..「제가 한국말 발음은 자신 있는데(당연한 얘긴가..) 연기는 역시 전문이 아니라서요..죄송합니다」..도망치듯이 나오려고 하는 날 잡고 어떻게 연기가 이상한가..한국인이면 이럴 때 어떻게 하는가.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외국에 있으면 나 같은 개인이 한국대표가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학교 다닐 때는 수업시간에 언제나 한국인은 이럴때 어때요? 라는 질문이 끊이질 않았었고 사회 나와서도 내 행동 하나하나가 한국인의 대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한국에 있을 때 보다 행동이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날 내가 한국어 연기를 돕겠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나에겐 좋은 추억이 될지 모르지만 아마 드라마는 아주 끔찍했을 것이다..

※ 사진과 포스팅의 내용은 관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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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일본 모 대기업와 한국의 모 기업의 대표자 회의 통역을 담당했다. 전자기기 관계의 회사라서  에이전트에게 자료를 부탁하니 대표자 회의라 전문용어는 그다지 없을 거라며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경험에 의하면 에이전트의 말을 100%신용하면 나중에 큰코다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 통역 날까지 기업 홈페이지 들어가 기본용어 등은 머리에 넣어두고 당일 통역에 임했다.

솔직히 대표자 회의통역은 처음 하는 일이라 어떤 흐름으로 통역을 하는 가는 자세히 몰랐지만 가서 담당자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 되리라 생각하고 가벼운 맘으로 회사로 향했다.

이번 통역의 장소는 일본기업의 본사, 하마마츠쵸라고 하는 도쿄의 오피스가였다. 

 

 

일본기업 본사에 도착..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경비아저씨가 째려본다. 잽싸게 한 컷 찍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일본기업 측의 담당자를 만나니 먼저 이날의 스케쥴을 가르쳐 주었다. 2시간가량 양국 엔지니어에 의한 진척상황 보고가 있고 그다음 30분 휴식 후 일본기업과 한국기업 대표자 회의가 있다고 했다.

엔지니어에 의한 진척상황이라고..?!!」역시 에이전트의 말은 곧이 곳대로 믿어선 안 된다.ㅠㅠ. 그나마 관련 용어를 공부해 가서 큰 실수는 없이 진행되었지만 2시간 동안 10년은 늙어버릴 것 같았다. 한국 엔지니어분이 너무나 어려운 말씀을 너무나 길게 말을 해주시는 것이다...

2시간의 엔지니어 통역이 끝난 후 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은 퇴장을 하고 한국기업의 사장님과 일본기업 측의 대표자와의 통역이 시작되었다. 엔지니어 통역처럼 어려운 용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역시 대표자 회의...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엄청났다. 정말 「아」다르고「어」다른 장면이 계속해서 나왔다. 가능한 한 부드러운 표현을 쓰되 정확히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시 되었다. 그야말로「... 」까지 해석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무난히 대표자회의를 마치고 저녁회식까지 참가하게 되었다.

저녁회식이라고 해도 통역은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런 날 회식은 정말 진수성찬이 나오지만, 회식시간까지 엄밀한 근무시간이라 배는 고팠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 총 9시간을 밥도 않 먹고 통역을 하다 보니 역시 체력이 너무 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프리랜서라서 매일같이 통역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언제나 그렇듯 끝나고 나면 수명이 조금씩 줄어든 것 같다...길고 긴 하루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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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