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는 유학생의 시절을 지낸지라 은근히 외국인 친구들이 많다. 나의 가장 첫 유럽친구는 미하엘이라는 독일친구인데 그가 독일에 돌아가고도 일본에 올 때마다 가장 먼저 나를 찾는다.  미하엘은 국제 피겨 스케이트 연맹에서도 일을 한 적이 있어 가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를 직접 본 얘기, 선수들의 무대 뒷얘기를 해준다. 언젠가 나를 위해 출전선수 팜플렛에 모두의 사인을 받아와서 감동을 먹기도 했다. 그런 친구이지만 대지진 때 일본에 있어서 아주 무서운 경험을 하고 난 후 일본에 오는 게 두려워 한동안 오질 못했다고 한다.  지난주는 2년 만에 미하엘이 도쿄를 다시 찾아와 주었다. 나와 더욱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한국어를 공부한 친구..유학까지 와서 배운 일본어 보다 독학으로 배운 한국어가 더욱 능숙한 친구..ㅎㅎ 그는 한식도 무척 좋아하지만 역시 도쿄에서 먹는 한식은 한계가 있어 도쿄에서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일식집으로 아자부쥬방에 있는 와노쇼 와시키타(和乃匠 鷲北)라고 하는 가게의 디너를 예약을 했다.

 

 

 와시키타를 선택한 이유는 조용한 공간에서 정성을 다한 정통일식을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와시키타의 입구. 특징없는 작은 건물에 작은 입구...이 현란하지 않은 가게 분위기가 맘에 들어 즐겨찾고 있다.

 

 

 이 가게는 아주 규모가 작은 가게이다. 카운터 석이 있고 테이블이 3개..저녁시간이 되어 모든 테이블에 손님이 가득해 가게 안의 사진은 담지 못했다.

 

 

4살짜리 소란스러운 딸아이를 위해 여주인(오카미상)이 이런 스티커책과 동화책을 한아름 주신다. 배려에 감사하며 딸아이는 스티커 붙이는데 열중..

 

  

오랜만에 만난 벗을 위해 건배...

 

 

우린 이날 주방추천의 코스요리를 주문했다(1인분 5,000엔). 언제나 일본요리가 그렇듯이 모든 요리는 일 인분씩 나온다. 가장 처음 나온 음식은 유바라고 하는 두부를 만들 때 뜨는 막을 모아 만든 요리. 일본 정통식에는 빠지지 않는 음식이기도 하다. 따뜻한 유바는 참깨 소스와 와사비와 함께 먹는다. 두부처럼 담백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좋아 나도 즐겨먹는 요리중 하나이다.

 

  

작은 새우를 튀긴 음식..소금에 찍어 먹는다. 향긋한 새우맛이 그대로 전해져 상당히 맛있다. 

 

 

신선한 가다랑어 회.. 양파와 함께 먹는다. 

 

 

회 모듬도 이렇게 정갈하게..

 

 

이건 솔직히 뭔지 모르겠다. 식물처럼 보이기도 하고 해초처럼 보이기도 하고..새콤한 소스에 담겨 있는데 씹으면 뭔가 톡톡 터진다. 

 

 

따뜻한 탕도 일인분씩..

 

 

가지, 새송이버섯, 아츠아게(튀긴 두부요리)가 들어 있다. 맑은 국물도 제대로 만들어져 흔히 있는 조미료 맛은 전혀 나지 않는다. 깊고 담백한 맛...

 

 

그릇도 스시도 아주 정갈하게 등장...밑 왼쪽부터 보면 추토로(참치의 고급부위), 가리비, 단새우, 위에는 오징어, 전갱이, 성게가 있다. 모든 재료는 신선하고 최고의 품질로 맛볼 수 있다. 

 

 

따뜻하게 만든 붕장어 구이는 이렇게 따로 준다. 

 

 

스시를 다 먹고 나니 미소시루(일본 된장국)을 따로 준다. 「근데 이 가게는 왜 항상 스시와 함께 미소시루를 주지 않는 걸까?」하고 남편에게 얘기하니 「아마 하나하나 음식을 음미하길 바라는 게 아닐까?」한다..그러고 보니 미소시루를 이렇게 따로 주니 미소시루에만 전념하며 마시게 된다. 물론 맛은 대만족이다. 작은 가게이지만 하나하나의 음식에 정성을 다한 흔적을 느낄 수 있고 작은부분까지 섬세하게 배려해 주는 서비스로 손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엔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공간을 연출해 주는 와시키타..이런 작은 알짜배기 가게를 아는 것도 현지인의 특권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와노쇼 키타와시 주소- 東京都港区麻布十番1-4-2カーサツルオカ1F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일본에는 정말 수많은 이자카야가 있다. 음주 문화도 관대해(?) 저녁늦게 전철을 타면 만취한 샐러리맨을 자주 보게 된다. 대부분의 이자카야는 요리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가격도 대부분 코인으로 주문할 정도로 저렴하다. 하지만 요리의 질은 그냥 술안주로 먹을 수 있는 정도의 곳이 많다. 이자카야는 체인점도 많아 내가 알고 있는 체인점만 해도 10개는 되는 것 같다. 그중에 이 홋카이도는 요리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은 이자카야 체인점이다. 오늘 소개할 이자카야는 홋카이도 우에노 지점이다.

 

  

홋카이도에는 예전에 원주민이 살았다. 원주민은 아이누족이라고 불리며 곰을 카무이(신)라고 하면서 숭배했다고 한다(난 대학 다닐때 아이누어를 공부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홋카이도에 가면 이런 곰에 관련된 장식품이 많이 있다.

 

 

이자카야 답게 신발장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이자카야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좌식(호리코타츠)이 있다. 신발을 벗고 나무 열쇠를 받아 점원에 안내를 받는다.

 

 

1층은 카운터석과 좌석(다리 부분이 파여 다리를 아래로 내리는) 이 있었다. 3살짜리 딸내미를 데리고 가서 담배냄새가 없는 개인실을 부탁하니 한층 더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좁은 공간을 이용하여 작은 정원도 만들어져 있고...

 

 

안내 받은 개인실.. 깔끔하고 조용해서 술 마시기에 좋은 분위기 였다.

 

 

딸내미 때문에 한동안 이자카야를 오지 않았더니만 주문이 이렇게 바꿨구나..다른 이자카야도 이렇게 바뀐 지 모르겠지만, 노래방처럼 이런 터치 패널로 주문을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어가 있다.. 이것도 인건비 절감인가..

 

 

주문한 양배추.. 가볍게 참기름으로 버무러져 카츠오부시(참가다랑어를 말려 대패처럼 밀어놓은 것)와 시오콘부(다시마를 말려 잘게 잘라 소금에 간한)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그런대로 맛있다.

 

 

아스파라 텐푸라..(내가 한국살때는 이 아스파라를 먹어 본적이 없는데 지금은 먹으려나 모르겠다..) 아삭아삭한 아스파라의 식감이 텐푸라에 잘 어울린다. 소금을 찍어 먹는다. 홋카이도는 채소도 맛있기로 유명하다.

 

 

아스파라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이 텐푸라는 그냥 이자카야에서 나오는 텐푸라보다는 맛있다. 기름냄새도 나지 않고 제대로 튀겨져 바싹하다.

 

 

 

딸내미를 위해 시킨 이쿠라(연어알)스시..보통 이렇게 밥과 함께 있으면 스시.. 생선만 있는경우 사시미라고 부르는 것 같다.

 

 

게맛살(상품명이 아닌..) 국밥. 게의 향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달걀은 국밥을 끊이고 난 다음에 넣어 부드러웠다.

 

 

홋카이도에서 옥수수를 먹어보고 너무 감탄했었기에(정말 달다) 주문해 봤다. 구운 옥수수..역시 달다.. 

 

 

이날의 메인요리..회모듬..회의 종류도 많아 조금씩 여러 가지 맛을 즐기기에 좋다. 털게, 전복, 소라, 연어, 마구로, 오징어,가리비, 다랑어, 문어, 새우,도미...

 

 

도미? 회도 냉동이 아닌 제대로 된 회가 나온다. 쫄깃하고 신선하다.

 

 

일본에서 이자카야에 가서 요리에 실망했다면 이 홋카이도를 추천한다. 신선한 회와 정성있는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가격대도 다른 프랜차이즈 이자카와와 비슷하다. 최근 도쿄의 이자카야는 세련되고 맛있는 곳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기존의 맛없고 촌스러운 이자카야가 지금 점점 진화하고 있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