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늘 행사 보러 다니거나 명소를 찾아 다니기 때문에 가끔 뜻하지 않게 즐거운 이벤트를 구경하는 찬스가 생기기도 한다. 지지난 주말 타테모노엔에 갔다가 우연히 벌룬아트(풍선아트)를 구경하게 되었는데 이 풍선아트가 여태껏 내가 생각해왔던 것과 많이 달라 신선한 충격을 얻었었다. 그래서 집에와 검색을 해 보니 주말에 풍선아트에 관련된 행사가 도쿄에서 개최되는 것을 발견! 지난 주말에 서둘러 그 행사를 찾아갔다. 오늘 소개할 행사는 풍선 드레스의 패션쇼이다. 일본 텔레비전에선 한두번 본 적은 있는데 실제로 보니 그 어느 패션쇼보다 즐겁다.   

 

  

 행사장은 이케부쿠로(池袋)선샤인 시티. 지금 한창 브라질에 관한 축제가 있어 건물전체가 브라질 일색이었다.

 

 

브라질의 심볼이라고 하는 이 새도 전부 풍선으로 만든 것

 

 

풍선 패션쇼가 열리는 행사장 주변에는 풍선아트가 많이 장식되어 있었다. 이 곰 인형은 정말 거대했다. 꼼꼼하게 만들어진 풍선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장식도 많았다. 

 

 

한자리에선 풍선 콘테스트가 열리고 있었다. 머리에 쓰는 풍선으로 경쟁을 하나보다

 

 

일본식 머리장식

 

 

이 장식은 조촐하지만 직접 쓰면 예쁠 것 같다

 

 

핼러윈을 의식한 디자인도 있고

 

 

즐거운 모자라는 이름의 머리장식

 

 

먹보 거대생선이라는 기발한 모자도 있다

 

 

가운데 꽃 장식도 풍선인가 보다

 

 

드디어 패션쇼가 시작되었다. 건물에 그 날 우연히 있던 사람들이 서둘러 행사장으로 모이기 시작하고...물론 우린 미리 정보를 알고 가서 제일 앞에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선두에 등장한 것이 이 남자모델.. 움직일때마다 흔들리는 우아한 망토가 특징적이라고 한다. 

 

 

만든 사람이 직접 옷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이 의상은 일본 가수 캬리파뮤파뮤를 의식한 의상

 

 

여성의 곡선미를 살린 드레스.. 어깨에 걸쳐진 것은 여우 털이라고 한다. 

 

 

뒷부분

 

 

이날 유일하게 외국에서 참가한 우크라이나 전통결혼식 의상

 

 

 보기만 해도 즐거운 풍선 드레스...움직일때마다 작은 풍선들도 함께 펄렁거린다. 치마의 곡선이 매력 포인트라고...

 

 

용을 좋아해서 만들어 보았다는 작가겸 모델...처음엔 사마귀인줄 알았다..실례! ^^;;

 

 

꽃집 아가씨가 되는 게 꿈이었다는 작가겸 모델..지금은 꽃집을 하는 남편을 만나 정말 꽃집아가씨가 되었다고 한다. 이날 의상도 꽃집아가씨가 테마이다. 스커트에 커다란 꽃다발이 매력포인트

 

 

 여자들이라면 한 번쯤 입어보고 싶은 매력적인 드레스

 

 

할로윈 고양이를 테마로...고양이 장갑이 무척 귀엽다

 

 

이날 이 패션쇼를 위해 평균 5시간의 시간을 드레스 만들기에 투자했다고 한다. 덕분에 딸아이와 함께 가족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풍선아트를 보고 있자니 도전해 보고 싶은 의욕이 불끈불끈! 그자리에서 풍선을 사 올까도 생각했지만...누구나 다 흉내 낼 수 있는 쉬운 기술이 아닌 걸 깨닫고 단념...지금 생각해 보니 이성적인 판단이었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도쿄를 안내하는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알게 된 도쿄.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 끝없이 등장하는 도쿄의 새로운 모습에 가끔 놀랄때가 있다. 그리고  도쿄에 사는 사람도 잘 알지 못하는 명소가 은근히 많은 점도 새롭게 느꼈다. 오늘 소개할 장소도 그런 장소가 아닌가 싶다. 내가 이 곳을 알게 된 것은 학교 다닐 때였다. 우연히 박물관 귀빈을 모시는 수행통역으로 이곳을 처음 찾아가게 되었는데 이름도 생소한 타테모노엔(たてもの園) 은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건축물을 송두리째 옮기거나 복원해 직접 들어가 내부를 볼 수 있는 독특한 공원이다.

 

 

 건물은 총 30채가 있다. 동서로 긴 공간에 건물이 이어져 있다. 이곳에 있는 건물들은 건축가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

 

 

볼만한 점을 잘 파악해두고 보면 하루종일 둘러봐도 좋을 정도로 넓고 볼거리도 많다.

 

 

예전에 도쿄의 상점은 「간판건축」이 유행했었다. 이 건물은 귀금속 등을 취급한 가게였다. 건물 전체가 정교한 청동으로 둘러싸여 져 있는 것이 특징. 물론 내부도 그 시대의 생활을 완벽하게 재현해 놓았다.

 

 

관동 대지진 이후에 도쿄의 건물은 주택과 상점을 겸용하는 건물이 많았다. 그래서 건물 전체를 간판처럼 이용할 수도 있어 이런 건물들이 유행을 했다. 서양풍처럼 만들어진 건물도 전통 일본식으로 만들어진 건물도 새성이 넘치는 건물들이 자유로운 디자인을 서로 경쟁하는 듯이 장식해 두었다. 대지진을 경험한 터라 건물도 내구성이 높은 벽돌과 청동 등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도쿄 시로가네(白金)에 실제로 있었던 건어물상가.

 

 

내부도 건어물 등을 이용해 충실히 재현되어 있다.

 

 

사람들만 없다면 마치 타임슬립을 한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공간...이 가게는 간장가게

 

 

 요즘 일본에선 간장의 신선도를 따지는 사람들이 늘어나 작은 파우치가 주류인데 반해 예전에는 이런 큰 병에 간장을 넣어 팔았나 보다.

 

 

골동품으로 보이는 계산대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델이 되었다는 공중목욕탕도 있다.

 

 

이 건물도 관동대지진 후 새워진 실제 건물로 당시로는 사치스러운 내부로 유명한 곳이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남탕, 여탕으로 갈려지는데 목욕탕 주인은 이런 단상에 앉아 목욕요금을 받았다. 남탕도 여탕도 지켜볼 수 있는 이런 구조에 난 왠지 위화감이 느껴졌다.

 

 

 6미터가 넘는 천정에는 격조 높은 천정 모양이..格天井라고 불리는 이 천정모양은 일본전통 사찰건축에서 사용되는 것이었다

 

 

이날은 이곳에서 관현악기 연주회가 열렸다. 목욕탕이라 울림은 아주 좋았고 이런 풍경에서 클래식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내부는 이런모양..

 

 

나무로 된 의자와 물통을 이용했나보다

 

 

욕조는 생각보다 깊다. 딸아이가 들어가 보니 머리가 거의 잠길 정도..90센티는 되는 것 같았다

 

 

이 버스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왔던 버스...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마 잘 알 것이다.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서양식 건물도 있었다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되어 있어 많은 사람이 휴식을...

 

 

일본 재벌의 상징이었던 미츠이 저택도 있었다.

 

 

 복잡하게 얽혀진 지붕구조..

 

 

격조높은 천정과 복도

 

 

방안에는 이런 가구들이

 

 

이런 의자에 앉아 재벌가족끼리 식사를 했을까?...「아버지의 차명주식을 찾아낼 거예요..지주회사도 옮기고요..」...혼자 온갖 상상도 해보고...

 

 

다락방이 있어 올라가 봤다

 

 

역시 금괴로 보이는 물건이...일본의 전통가문은 이런 문양이 가문마다 있다. 이 가문은 지금도 이어져 오는 곳이 많다

 

 

타테모노엔에서 빠져서는 안 될 건축물이 바로 이 마에가와 쿠니오(前川国男)저택이다. 일본 유명건축가로 손꼽히는 그는 일본 모던건축의 선구자이기도 했다. 그가 만든 건물은 지금도 건재하는 곳이 많은데 타테모노엔에는 그의 자택을 그대로 옮겨놓아 전시하고 있었다.

 

 

 해방감이 느껴지는 입구..빛의 밝기로 표정이 바뀐다. 가운데 있는 기둥은 놀랍게도 전신주였다고 한다. 재료를 구하기 힘든 시기라 전신주를 이용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저 식탁은 마에가와 쿠니오가 직접 만든 것. 미묘한 커브가가 특징적인 저 가구도 당시에는 상당한 센스를 발휘한 것이었을 것 같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유리를 이용해 장식하는 등 독특한 구조를 볼 수 있다.

 

 

정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침실

 

 

하얀 타일과 하얀 붙박이장도 그가 만든 것. 당시로써는 최신 주방용품도 보이고...

 

 

현관의 빛이 잘 드는 곳에는 그의 작은 서재가...

 

 

역사를 말해주는 전화기도...

 

 

타테모노엔은 이외에도 역사적인 건축물이 많다. 유명한 정치가가 습격을 당해 죽은 곳도 있고 물건을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보면 많은 발견이 있는 타테모노엔. 건축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장소는 東京都小金井市桜町3-7-1 JR추오선(中央線 ) 히가시코가네이역(東小金井)에서 버스로 6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나는 도쿄에 살고 있지만, 가끔 일(통역)로 일본 지방에 출장을 가기도 한다. 그리고 지난주는 뜻밖의 장소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난 피해지인 이와테(岩手)현이었다. 동일본 대지진이라고 불리는 이 지진으로 일본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었다.

우리 가족은 지진이 일어나고 며칠 후 한국으로 한동안 피난을 했었다. 한국 텔레비전에서 연일 동일본 대지진에 관한 보도와 성금 모이기를 보고 일본인 남편이 아주 감동을 했었다. 이토록 열성적으로 보도하고 모금을 해주니 정말 감사하다고..그리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그리고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처참하게 부서졌던 땅을 처음으로 밟게 되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동일본 대지진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입은 미야기(宮城)현과 이와테(岩手)현의 지금 현재의 모습이다.

 

 

 이곳은 미야기현 케센누마(気仙沼)이다. 미야기현만 행방불명자를 포함한 사망자 수가 10,838명이다. 특히 케센누마시는 큰 피해를 입은 곳으로 불바다가 된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지진 당시 케센누마는 정말 지옥 그 자체였다. 

 

  

수많은 쓰레기들은 지금은 많이 정리된 상태였다. 미야기현만 해도 1,600만톤이 넘는 쓰레기가 나왔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쓰레기의 양만은 도쿄 23구에 사는 사람들이 42년간 버리는 양과 같다고 한다. 

 

 

한 곳에는 이렇게 블록을 모아두었다. 

 

 

과거에 집이 있었다는 걸 알려주는 흔적들...

 

 

처참하게 휘어진 철사들...

 

 

산 아래 보이는 것은 커다란 선박이다. 츠나미로 인해 이 곳까지 쓸려왔다. 

 

 

도저히 배가 있을곳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츠나미의 위력은 컸다. 

 

 

이 배를 두고 기념해서 놓아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유족들이 배를 보면 그때의 참사가 떠올라 싫다는 의견이 많아 결국 해체하기로 했다. 

 

 

해체 되고 있는 배(쿄토쿠마루) 

 

 

수도가 무참하게도 꺽여진 모습

 

 

누군가 놓아두었는지 꽃들이..너무나 황량한 땅을 보고 있자니 이곳에 살던 사람도 어디가 어디인지 모를 것 같다. 

 

 

집이 있었던 흔적에 꽃이...가족일까?

 

  

아직도 이곳에는 생선이 썩는 것 같은 불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머얼리 꽃들이 보여 이동을 해 봤다. 

 

 

아무것도 없는 이 마을에 조금씩 꽃을 심고 있었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터라 꽃들도 관리가 안되고 있고...

 

 

팻말이 눈에 띄어 들여다 보니...

 

 

「들어가지 말아요. 곧 해바라기가 필 거예요」라고 씌여진 팻말이었다. 이곳은 중학교였다 보다. 지금은 이 팻말을 쓴 중학생도 해바라기도 흔적을 알 수 없다. 아이들의 희망까지 사라진듯해 눈물이 난다.

 

 

계단이 있어 올라가 봤다. 조금 올라서 본 마을 풍경..정면에 배(쿄토쿠마루)가 보인다.  

 

 

시시오리 카라쿠와라고 하는 역이었다.

 

 

이곳까지 츠나미가 왔는지 무참히 휘어진 철로...오오후나토(大船渡)선

 

 

 이곳은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쵸(南三陸町)라고 하는 마을

 

 

오오후나선보다 더 피해를 입은 케센누마(気仙沼)선이다. 멈춰서 봐라는 팻말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철도 주변의 간판도 쓰러진 채로 있다.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잡초속에 미러도 묻혀있었다. 

 

 

츠나미로 떠내려간 집이 이곳에도 많이 있었다. 

 

 

예전에 이곳에 숲이 있었다는걸 알리는 표식...숲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깨어진 도로보다 훨씬 멀리 철도가 남아있다..

 

 

철로를 지탱하는 도로는 사라진 지 오래고..녹쓴 철로만이 남아 있었다. 

 

 

지진 이후 새워진 듯한 팻말..침수지역을 나타낸다. 

 

 

멀리 처참히 부서진 건물이 남아있어 가 봤다. 

 

 

교문이었을까? 케센중학교라 씌여져 있었다. 

 

 

한장도 남아있지 않은 창문들...

 

 

출입금지 팻말만이 이 장소를 지키고 있었다

 

 

중학교 주변

 

 

츠나미가 가장 윗층까지 도달했는지 중학교 간판이 떨어져나가고 없었다. 

 

 

얼마나 큰 츠나미였을지 상상이 되는 흔적들

 

 

너무나 깊은 상처들

 

 

중학교에서 멀리 소나무가 한그루 보였다

 

 

임시로 기념품을 팔고 있는 가게가 있어 들려봤다

 

 

아직도 피난생활을 계속하는 사람들을 위해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몇가지 상품을 구입했다.  

 

 

 이 소나무는 기적의 소나무라고 불린다. 실은 주변에 7만 그루의 소나무가 츠나미로 따 쓸려가고 이 나무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외롭게 서 있는 소나무.. 이 소나무도 침수가 되어 실제로는 죽은 것이다. 뒤로는 쓰러진 건물이 보이고..

 

 

헌화대가 있어 누눈가 놓아둔 꽃이 있었다. 

 

 

처참히 부서진 마을들을 하루 종일 돌아보고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2년 6개월이란 시간이 흘러 쓰레기는 사라졌지만, 이곳에 사람이 살던 흔적 마저 사라지고 없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참담한 재해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간절히 바라며 발길을 돌렸다. 

※일본에 관한 내용이라면 무턱대고 비난, 독설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애국이라고 착각을 하나보다. 하지만 이 글만은 그런 댓글을 부디 달지 않길 바란다. 혹시 유족이라도 보게 된다면 받을 상처를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티스토리 초대장을 배포합니다.

 

초대장은 10장으로 9월 29일 일요일 23시까지 댓글 마감하고 일제히 배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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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떤 블로그를 만드실 것인가 구체적인 내용과 현재 운영중인 블로그가 있다면 기존 블로그

   주소 등도 겨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방문해 활동내용을 참고하겠습니다.

   (블로그 운영이 처음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저도 티스토리가 처음 운영한 블로그 거든요)

 

저도 2-3일 초대장을 구하러 다녔기 때문에 꼭 필요하신 분들께 드리고 싶습니다.

선착순 아닙니다. 이유없이 초대장 달라고 하시는 분, 이메일주소가 의심스러운 분들께는 배포안하겠습니다.

  

초대장 받으신 분은 10월 5일까지 블로그개설을 해주세요.

10월 5일 23시까지 개설 안하신 분들은 초대장 회수하겠습니다.

 

초대장 받으신 분 블로그 개설하시면 물론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맺은 인연 소중히 이어가고 싶네요. 

그럼 티스토리로 즐거운 블로깅하세요^^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언젠가 일본 유치원은 입학 전 부터 엄마들에게 수제품을 많이 만들어 오라고 은근히 강요(?)한다는 얘길 쓴 적이 있다. (관련 포스팅 http://ppippi51.tistory.com/entry/일본-유치원은-입학하기-전에-이-모든-것을-준비해야-한다-1) 일본 유치원은 적어도 나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다. 딸아이를 올해 처음으로 유치원에 보내고 일본유치원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는데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엄마들의 역할이 정말 크다는 점이다. 일본 유치원은 보통 3년 동안 다니는데 다니는 동안 엄마는 거의 매일 도시락을 싸야 한다. 모두 귀여운 도시락을 만들어 오는 바람에 (캐릭터 도시락) 나같이 요리를 못 하는 여자는 새벽부터 일어나 도시락과 전쟁을 해야 한다. 행사도 무지 많고 그때마다 엄마들은 불려 간다. 오늘은 이런 엄마들을 귀찮게 하는(?) 일본 유치원의 생활에 대해서 좀 수다를 떨어보려고 한다.

 

 

 일본 유치원을 공부를 가르쳐 주지 않는다. 가능하면 밖에서 놀기를 권장해 유치원 옆에 사는 우리 집은 낮에는 아이들의 소리로 지붕이 떠나가도록 시끄럽다. 놀고, 놀고, 또 놀고...공부 비슷한 것도 하질 않는다. 진흥탕에서 놀고, 검정 숯을 묻혀가면서 놀고, 가면을 쓰면서 놀고...매번 노는 것도 테마가 있는 모양이다.  

일본 유치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이들이 신나게 즐겁게 유치원에서 생활하는 것. 그래서 엄마들은 그에 대한 서포트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곳의 분위기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가장 커다란 행사가 지난주에 있었다. 바자라고 불리는 이 행사는 일종의 유치원 축제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많은 엄마들이 이 바자를 준비하려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전업주부인 엄마는 이 행사에 깊이 참여하게 된다. 나같이 일을 하는 엄마도 당일뿐이지만 행사를 돕는데 불려 나간다. 나는 영화담당이었다(교실에 극장을 만들어 인형극을 보여주거나 만화영화를 보여주는데 보조를 했다)

  

 

이 행사의 주목적도 아이들이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은 다 한다. 적은 예산으로 운영해야 하기때문에 대부분이 엄마들의 노동력으로 해결된다. 위의 사진은 일본의 밭빙수같은 카키고오리라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풍경. 물론 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 

 

  

얼음에 시럽을 뿌린 게 전부인 카키고오리..그래도 아이들은 여름내 이 카키고오리를 못 먹어서 안달이다. 우리가 어릴 때 먹던 쭈쭈바랑 맛이 비슷하다. 

 

 

재료 공수도 조리도 판매도 모두 엄마 아빠들이 참여 한다.  

 

 

킨교 스쿠이(金魚すくい)라고 하는 게임. 찟어지기 쉬운 얇은 종이로 금붕어를 얼마나 많이 담느냐는 게임이다. 담은 금붕어는 마지막에 포장해서 준다. 딸아이가 무척 하고 싶어했는데 우리 아파트는 애완동물금지라(심지어 금붕어도 안된다) 도전을 할 수가 없었다. 

 

 

대신 도전한 것이 이 요요츠리. 작은 풍선에는 클립이 묶여 있어 고무로 그 클립을 낚는 내용이다. 풍선 안에는 물이 들어 있다. 

 

 

행사는 대부분 엄마들의 솜씨로 이루어진다. 이런 포스트도 모두 엄마들의 작품

 

  

솜씨가 좋은 것들이 많아 몇 개 담아봤다

 

 

케찹이 리얼하게 그려진 포스터

 

 

포테이토와 너겟도 귀엽다

 

 

많은 음식들이 엄마들의 핸드메이드이다. 이렇게 사탕을 엮어 팔기도 하고 케익이나 쿠키를 구워서 팔기도 한다. 

 

 

일본 축제에 빠질 수 없는 솜사탕...도 직접

 

 

교실에는 이렇게 아이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 많다. 이 교실을 꾸미기 위해 엄마들은 아이가 입학한 4월부터 이날까지 일주일에 2∼3번은 모여 게임을 계획하고 물건을 사러 가고 만들어야 했다. 모든 게 저 예산으로 꾸며지기 때문에 전부 핸드메이드이다. 이 교실은 만화 원피스를 본 떠 만든 해적의 나라. 아이들이 게임을 하고 상품도 받는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이 이 보디페인팅. 그림에 재주가 있는 엄마들은 이 보디페인팅에 참여하게 된다. 

 

 

짠..딸아이는 너무 좋아하고...

 

 

이런 털실인형 만들기를 가르쳐 주는 교실도 인기였다. 

 

 

우유 팩에 실을 감아 만드는 걸로 이 우유 팩은 엄마들이 열심히 모아온 것들이다. 

 

 

완성작품들..귀엽다..ㅎㅎ

 

 

바자의 메인 이벤트는 뭐니뭐니해도 이 마켓이 아닌가 싶다. 각 가정에서 3개 이상의 신품의 물건과 핸드메이드의 물건을 내어 운영된다. 

 

 

시중가격보다 많이 저렴해 동네 엄마들은 다 몰리게 된다. 

 

 

입지 않는 옷, 가방, 세재, 장난감, 학용품, 그릇...정말 없는 게 없다. 내년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바쁜 엄마들을 위해 핸드메이드 가방류가 있어 이 바자에 참가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아침부터 줄을 선다. 

 

  

특이한 재능이 있는 엄마들은 이런 가게를 내기도 한다. 

 

 

악세사리도 있고

 

 

지우개 도장도 있다

 

 

네일을 잘 하는 엄마들은 이렇게 아이들에게 시술을 해 주기도 하고...

 

 

딸아이는 강렬한 색을 선택했다..ㅎㅎ 처음 받는 네일에 두근구근... 이 바자에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에 운영되나?... 했는데 역시 불우이웃은 나라가 돕기 때문에 그리고 가진 않는다고 한다. 수익금은 아이들의 문화생활에 들어간다. 극단을 불러(극장에 가는 게 아니고 극단을 부른다) 연극을 감상하는데 거의 모든 수익금이 사용된다고 한다. 그리고 남은 돈은 내년의 바자준비로... 

많은 엄마들의 수고로 이 바자는 무사히 성대하게 치러졌다. 매번 이 행사의 준비를 위해 불려 가는 엄마들을 보고 안쓰럽게도 느낀 적이 있었는데 행사 중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우였다보다. 다음 달에는 아이들의 운동회가 있다. 물론 엄마들은 벌써부터 준비에 바쁘다. 운동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공원에 모여 연습을 하기도 한다. 전력질주를 하는 일본 유치원생 엄마들의 모습..여러분은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하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