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근처에 있는 네즈(根津)라는 곳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해 있는 듯한 불가사의한 분위기를 내는 동네이다. 그 동네에서 눈에 띄는 건물이 있는데 쿠시아게(꼬지 튀김요리) 한테이(はん亭)이란 가게이다. 메이지 시대에 세워진 건물로 그 당시에는 드문 3층짜리 건물이다. 느티나무로 만들어진 이곳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지만 쿠시아게도 아주 맛있다.

 

 

마치 교토라도 온 듯한 분위기.. 언젠가 쥬르날님이 일본은 맛집에서 촬영 하는데 어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일본 맛집은 대체로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 관대하다. 단 손님을 찍으면 안 되기 때문에 난 맛집을 촬영할때는 조금 이른 시간에 가거나 조금 늦은 시간을 선택한다. 이날은 11시 30분 개점의 가게라 5분 전에 도착했다.

 

 

예악을 하지 않고 가니 13시까지만 사용해도 되겠느냐고 물어본다..많이 붐비는 가게인가 보다. 우리 가족이 안내받은 2층..이 가게는 1층에서 3층까지 총 80개의 테이블이 있는 도쿄에서는 규모가 큰 식당이다. 아직 손님이 없어서 여기저기 사진에 담아보고..

 

 

비교적 규모가 큰 일본 옛날 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쿠라(蔵,창고)도 있다. 집안에 있는 게 좀 특이하지만.. 내부의 방은 인기가 있어 예약을 2개월 동안 기다려야 한다.

 

 

내부를 들여다 보니 이런 모습이..기둥이 그대로 들어나 그 나름대로의 멋이 있다.

 

 

테이블은 2개가 있었다. 어찌나 갈고 닦아놓았는지 역사를 느끼면서도 청결함도 함께 느껴진다..

 

 

천정 중앙에는 특이한 기둥이 가로 지르고 있다.

 

 

1층의 테이블도 사진에 담아봤다..레토르한 공간이다..

 

 

좁은 도쿄답게 옷걸이는 이렇게 이용..

 

 

주방이 보이는 유일한 공간..

 

 

계단도 역사를 느끼게 한다. 얼마나 오랜 세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했을까?

 

 

3층은 이런 모습..

 

 

옛날 그대로..하지만 새로 만들어진 것 처럼 깔끔하게..

 

 

이 방은 연회석으로 사용될 듯한 분위기였다. 일본도 회식, 망년회, 신년회, 송년회를 연다. 한국처럼 자주 회식을 하지 않지만 역시 샐러리맨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점심요리는 주방장 추천 요리뿐이다. 코스요리로 나오며 모든 쿠시아게는 하나하나 튀겨서 준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받은 야채 스틱..리필도 된다. 소스는 왼쪽부터 쿠시아게 소스(오코노미야키 소스와 같다고 보면 된다)그리고 소금, 고기가 든 된장(우리는 고추장인데..ㅎㅎ;;). 모든 요리는 이 소스들을 취향대로 찍어서 먹으면 된다.

 

 

전채요리로 나온 도미 훈제와 파프리카,무의 초절임..도미의 훈제요리는 숫불 향이 아주 좋았다..

 

 

딸아이를 위한 어린이 정식..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료로 구성되어 있다. 쿠시아게는 쇠고기, 연어, 메추리알, 돼지고기와 치즈, 새우  등이다..

 

 

어른들의 요리는 식지 않게 2개씩 튀겨 나왔다. 처음은 돼지고기와 새우..

 

 

두릎과 빙어..

 

 

쌉쌀한 두릎은 오랜만에 먹어보는 것 같다..제철 음식을 이용한 요리가 이 가게는 특징적이다.

 

 

중간에 나온 반찬..두부와 땅콩소스로 만든듯한 채소 무침..이것도 봄나물이 향기로워 맛있었다..

 

 

일본요리 후(이집은 인절미같은 식감이었다)에 땅콩소스를 발라..그리고 돼지고기..

 

 

연근과 가리비..

 

 

밥은 오차즈케와 흰밥 정식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씩 주문..오차즈케는 김을 가득 올린 밥 위에 오차를 부어 먹는다..밥에 양념이 되어 있는지 오차 자체는 그냥 녹차였다.

 

 

흰밥 정식..밥과 빨간 미소시루..다시마로 만든 츠쿠다니(달달하고 약간 짠 맛이 나는) , 오츠케 모노(단무지류)가 조촐하게..난 이 심플한 요리를 꽤 좋아한다.

 

 

딸아이의 아이스크림..

 

 

어른들은 안미츠 푸딩. 단단한 한천과 함께 팥, 캬라멜 시럽을 뿌려..

 

 

식사를 마치고 가게 주변을 좀 더 돌아봤다..

 

 

역시 역사를 느끼게 하는 건물이다..

 

 

문화청에서 받은 등록유형문화재라는 간판..

 

 

앞부분은 안타깝게도 원형을 남기지 못하고(도로 확충공사로 인해)깍여 있었다. 이곳은 모던한 분위기의 한테이 찻집이 있었다.. 요리 자체는 추천코스라 무슨 요리가 나올지 몰라 기대하면서 먹어서 마지막까지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쿠시아게는 원래 칸사이 지방에서는 대중적인 요리로 서민적인 분위기의 식당이 많다. 그런 곳에서 먹는 쿠시아게도 역시 맛있다. 이 가게는 그런 가게에 비해서는 요금이 조금 비싸기 때문에 런치를 추천하고 싶다. 문화재의 건물을 자세히 보기 위해선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조금 이른 시각에 도착해 여유롭게 구경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한테이 주소와 전화번호 東京都文京区根津2-12-15 TEL: 03-3828-1440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