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람들의 카레 사랑은 좀 각별한 것 같다. 난 일본에 오기 전에 카레라면 ○뚜기 카레밖에 몰라 늘 집에서 먹는 요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일본에 오니 상황이 좀 달랐다(물론 내가 한국을 떠난 지도 14년이 되었으니 한국의 사정도 다소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 카레전문점도 무지 많고 텔레비전에서는 카레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다수 등장할 정도로 카레 사랑은 각별한 것 같다. 오늘 소개할 곳은 레토르트 카레를 400종류나 볼 수 있는 키타노 에스「北野エース라고 하는 일종의 슈퍼마켓이다.

 

 

 키타노 에스는 스카이 트리로 유명한 소라마치 상점가 2층에 들어있다. 일요일은 너무 날씨가 좋아 스카이 츠리를 담아 봤다. 아..높기는 높다..

 

 

이 많은 것들이 레토르트 카레이다. 이런 선반이 세 군데나 있으니 정말 400종류가 맞긴 한가보다.

 

 

마치 서점을 온 느낌..책처럼 전시되어 있는 각종 카레들..

 

 

오늘은 뭘 읽어볼까..가 아닌 뭘 먹어볼까?...

 

 

카레가 400종류나 있으니 특이한 카레도 정말 많다. 이건 꽁치 카레..왠지 좀 비릴 것 같다.

 

 

뭔가 모르지만, 해산물이 듬뿍 든 카레

 

 

오징어 카레와 게카레

 

 

이건 굴카레

 

 

오징어 먹물 카레

 

 

일본에서도 고급식품인 우골계 카레

 

 

어른들을 위한 카레는 포장도 심플하다.

 

 

검정 카레와 하얀 카레..쵸콜렛이 아니 건만을...

 

 

신록이 싱그럽게 그려진 죽순 카레..

 

 

오타쿠의 맘을 확 잡아당길 듯한 낫토(우리나라 청국장처럼 냄새나는 콩을 밥에 얹혀 먹는 음식)카레.. 언니의 몸매가 상당한 볼륨이다..

 

 

카레같이 않은 이 분위기는...칼로리를 50% 줄인 다이어트 카레

 

 

물론 일본이니깐 캐릭터도 담아서 팔아본다.

 

 

소 혀 카레..센다이 지방의 특산물이기도 하다.

 

 

이것도 소 혀카레..이름하여 욕심쟁이 카레..소 혀를 듬뿍 넣었다는데...

 

 

이건 일본의 고급 쇠고기의 대명사 요네자와규 카레..가격을 보니 1,200엔이다..헉..

 

 

이것도 고급 쇠고기를 사용한 히다규 카레..고기의 질감을 전면적으로 내어 어필을 한다.

 

 

이 카레는 언젠가 소개한 적이 있다. 맛이 넘넘 궁금하지만 절대 내 돈 주고는 못 살 것 같은 딸기카레..

 

 

포장도 깔끔한 체리카레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 멜론을 빼선 섭섭하지..메론 카레.. 

평소에 슈퍼에 가도 카레의 종류가 많아 꽤 망설이게 되지만 일본의 이렇게 많은 종류의 카레가 유통되는지는 몰랐다. 지역마다 식품회사마다 각종 카레를 만들고 있어 경쟁도 치열해 꽤 수준급인 카레도 있다. 일본여행에서 선물용으로 어떨까? 딸기와 멜론카레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지 않을까?ㅎㅎ;;

키타노 에스 공식 사이트 - http://www.ace-group.co.jp/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또 블로그 글을 못 썼다. 이번에 로그인 때문이 아니라 심한 한국드라마 중독증 때문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한국 드라마를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즐겨보게 되었다. 한류는 일본에서 아직도 끊임없는 인기로 우리 동네 비디오 가게만 해도 일본 영화만큼 한국영화가 많아 선택의 폭이 넓다. 그래서 더욱 한국드라마를 한동안 보지 않았던 난 도대체 뭘부터 손을 데어야 할지 몰라보질 못했는데 블로그를 통해 여러 블친님들의 글을 읽으며 요새 한국의 무슨 노래가 유행하는지 무슨 드라마가 인기가 있는지 알게 되어 한국드라마 중독증이 발병한 것 같다. 텔레비전에서 가끔 나리타 공항을 점령하는 한류팬들을 보고 ‘저 아줌마들 왜 저럴까?...’ 했는데...지금은 내가 유아인의 프로필을 찾아보고 있다..-_-;;

서두가 길어졌다. 일본에서 한류가 여전히 인기이고 그 덕분에 한국요리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얘길 하려고 하다보니 얘기가 유아인까지 새어버렸다..

 

 

오늘 소개자 하고자 하는 곳은  한국요리 순두부를 즐길 수 있는「도쿄 순두부」다. 그대로 발음을 하자면 도쿄 슨(순)두부..ㅎㅎ;;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체인점을 확충해 지금은 도쿄에 13개의 점포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한국요리라면 비싼 이미지가 있는데(보통 한국요리라면 고기요리가 들어가는 곳이 많아 한국요리를 다채롭게 맛볼 수 있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우리나라의 일식집처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가게는 순두부 하나만으로 메뉴를 한정해 가격을 낮추어 저렴하게 한국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저렴한 가격이라고 하지만 한국요리..그렇게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우리 가족은 더욱 저렴하게 순두부를 즐길 수 있는 점심시간을 이용. 도착시간이 11시경이라 아직 손님은 없었다. 가게 안은 밝고 카페처럼 산뜻한 분위기. 여자 혼자서 와서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는 공간을 만들었다.

 

 

주방의 모습.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순두부를 만들고 있고...

 

 

이 가게의 특징은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혀 맵지 않은 순두부에서 울트라 핫(50엔 추가)까지 7단계로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 스프는 소금이 베이스가 된 것과 된장이 베이스가 된 것이 있다. 그리고 모든 재료는 추가로 넣을 수 있고 (파까지 50엔 추가 요금을 받는다) 순두부의 맛도 카레맛에서 짜짱면 순두부까지 다양하다. 

 

 

100엔 추가로 시킨 샐러드.. 한국요리의 분위기가 내기 위해서인가 고춧가루 뿌리는 참신함이..헐..

 

 

한국 음료 갈아 만든 배가 있었다. 일본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이 음료는 남편이 아주 좋아해 망설임 없이 주문..

 

 

이것들이 우리 부부의 상차림. 일본은 어떤 요리를 주문하더라도 기본 일인용으로 나온다. 점심이라 이렇게 한 상이 세트가 되어 있었는데 저녁메뉴는 다 별도로 추가해야 한다. 

 

  

우선 남편이 주문한 순두부찌개.. 헉..맵지 않은 것을 주문하니 정말 허옇다. 맛이 걱정되었지만 바지락의 국물맛이 상당히 맛있다. 매운걸 잘 못먹는 사람들에겐 인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우리가 흔히 먹는 순두부의 맵지 않은 버젼이다. 가격은 900엔

 

  

난 한국사람이니 적당히 매운 3번째 단계의 순두부를 선택..내용물이 가장 알찬 해물 순두부를 선택해 봤다. 가격은 1,200엔쯤 했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위에 있는 나물들이 마늘 대신 생강으로 양념을 했다는 점..이건 아니쟎아..라는 불평을 하며 먹었다..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 맛을 본 소감은 역시 순두부는 바지락 스프맛이 좋은 것 같았다. 해물 순두부는 그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순두부다운 맛이 나질 않았다. 한국사람에겐 바지락 스프맛, 된장 베이스,  3번째 매운맛이 가장 맞을 것 같다.

 

 

우리부부가 다 먹고 나올 때가 되자 점포 내는 꽉 차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도쿄 순두부..이름도 일본식이 아니라 맘에 든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어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게끔 하고 다양한 요리를 순두부로 표현하려고 한 점은 좋았던 것 같다. 바지락 스프맛은 한국 순두부맛에도 가까워 달달한 일본음식이 지겨워진 여행자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오늘 이 글을 정리하고 보니 급 한국음식이 먹고 싶어진다. 비행길 타고 한국에 날아가 봐야 할까..그럼 유아인도 어쩜 볼 수 있을까?... 

도쿄 순두부 http://www.tokyo-sundubu.net/

가게이름에 착오가 있어 수정했습니다. 작은 ゥ를 큰 ウ로 착각해 순도우부라고 했습니다..정확한 이름은 순두부입니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사흘간 글을 쓰지 못했다. 무슨 일인지 남도 아닌 내 블로그에 로그인이 안 되어 (20번 로그인을 하려고 하면 1번 성공할까 말까..) 지쳐 블로그를 등지고 있었다..뭐가 잘못 되었는지...별 생각이 다 들지만, 오늘은 어떻게 용케 로그인이 되어 포스팅을 시도해 본다. 제발 마지막까지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간절히 하며...

오늘 소개할 곳은 일본의 카이요도(海洋堂)라고 하는 피규어 전문 제작 회사에서 만든 장난감 모형(피규어) 전시회 이다. 카이요도는 과자에 덤(부록)으로 붙어있는 장난감 모형이 너무나 인기를 끌어 일약 인기의 회사가 된 곳이다. 너무나 정교한 피규어를 만들기로 유명한데 가격도 100엔부터 살 수 있어 일본 국내에선 널리 알려졌다. 언젠가 이곳의 소개를 하고 싶어 아키하바라에 있는 카이요도 전문점을 들렸는데 사진촬영이 안 된다고 거절을 당했다. 그래서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일본 골든위크(황금연휴)중 카이요도의 이벤트를 우연히 알게 되어 찾아가 봤다. 그리고 다행이도 이벤트장에는 사진촬영 대환영의 분위기라 맘껏 카이요도의 매력을 담아봤다..

 

  

 이벤트 행사장. 시부야의 도큐 백화점에서 골든위크중 개최되었다. 피규어 탄생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라고.. 

 

 

 갑자기 등장하는 거대한 피규어..너무나 정교하게 만들어져 만지면 바로 움직일 것 같았다.

 

 

불상 옆에서 불상을 지키는 사신 같은 동상이 아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만들어 놓았다..

 

  

 미국 영화를 테마로 한 전시도 다양하게 있어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최근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이언맨..한국은 유행이 지났으려나..

 

 

 

헐크도 정말 정교하다..뒤에는 아이언맨이 날아 다니고...

 

 

트랜스 포머..난 이영화를 못 봤지만...

 

 

이 영화는 이름이 어려워 나 같은 아줌마는 좀처럼 외우질 못한다. 한국에선 아마 캐러비안의 해적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던 것 같다.

 

 

이 피규어 자체는 전체가 30-40㎝정도로 그렇게 크지가 않다. 그래서 죠디뎁의 얼굴 부분은 정말 작은데 어떻게 표현을 했는지 꼭 닮았다.

 

 

카이요도의 조형작가의 책상을 재현해 둔 곳.. 어떤 식으로 피규어를 만드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조형 작가들은 예술가처럼 작품 세계를 설명하기도 한다. 

 

 

어디에 나온 인물인지 모르지만 너무나 정교하기에 담아봤다..

 

 

만화가 아주 유명한 오!나의 여신님은 꽤 커다란 피규어로 제작되어져 있지만...

 

 

 대부분의 피규어들은 이렇게 작아서 집중해서 쳐다봐야 한다..

 

 

수많은 피규어들..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

 

 

이런 정교한 모형이 저렴한 가격에 팔리니 수집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북두의 권의 켄시로는 실물크기로...

 

 

물론 작은 피규어도 있다. 빨리 덤벼..하는 켄시로..

 

너 꼼짝 말고 있어!

 

 

 고지라는 무섭기 보단 귀엽다..

 

 

보는 재미가 상당해 자리를 뜨지 않는 사람들..오타쿠만 올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연령층이 높다..

 

  

 테마별로 정말 시리즈가 많다. 이건 일본의 인기 동물원 아사히카와 동물원의 피규어..

 

 

구경하다가 갑자기 이런 거대한 피규어가 등장해 깜작 놀랐다..

 

 

벌레를 싫어 하는 난 직시하기 조차 거북한 풍경...

 

 

 

얘네들도 마찬가지..

 

 

너무나 섬세해 소름이 끼친다...

 

 상어의 박진감 넘치는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악..

 

 

역시 오타쿠의 여신들이 빠질 수 없다..

 

 

아스카도 깜찍하게..

 

 

해골들이 너무 잘 만들어져 담아보니 이것도 에반게리온의 등장인물이다. 

 

 

일본의 유명한 요괴만화는 집 전체가 피규어가 되어 있었다.

 

 

 일본에선 저렴한 피규어는 이런 가차가차라고 불리는 기계에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00엔에서 300엔선이 대부분이다. 언젠가 가차가차의 종류에 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정말 도쿄에는 이런 가차가차가 곳곳에 있다. 

 

 

피규어를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교실도 열리고 있었다. 물건 만들기를 좋아하는 나도 참가하고 싶었지만 딸아이가 덤벼드는 바람에 단념을 하고..ㅠ_ㅠ

 

  

오늘 소개한 카이요도 30주년 기념 전시회는 기간 한정의 이벤였지만 실은 지방에 카이요도 자체가 뮤지엄도 가지고 있어 그곳은 더욱 많은 상품?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에선 어른들이 만화나 장난감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지만 일본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 같다. 실제로 이벤트장의 손님들중 아이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어른들이 천천히 집요하게? 작품을 감상하는...이런 풍경도 일본다운 모습인 것 같다.  

 ※ 서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티스토리의 로그인이 힘들어 댓글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신속하게 답글을 쓰질 못했죠...-_-;;) 블로그 친구 여러분 양해 부탁 드릴께요...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일본의 황금연휴라 불리는 연휴는 어제로 끝이 났다. 10일간 긴 연휴였지만 1박 2일 여행을 떠난 것 빼곤 그렇다 할 기억도 없다. 역시 긴 연휴 전에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낭비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후회가 밀려온다.

 연휴가 거의 끝나갈 때쯤 우리 가족은 도쿄 근교의 항구 요코하마에 놀러 갔다. 애초의 계획은 요코하마항의 유명한 공원 야마시타 공원을 갈 생각이었는데 전철을 내리니 「코끼리의 코(죠우노 하나) 공원은 어떠세요?」하는 홍보하는 사람의 말에 이끌려 코끼리의 코 공원을 가기로 했다. 늘 생각하지만 정말 우리부부는 성격도 우유부단하고 귀도 얇아 금방 남의 말의 영향을 받는다.

 

 

코끼리의 코 공원을 홍보하는 코끼리가 전철역에서부터 대활약이다. 코끼리의 코 공원은 요코하마 항 150주년 기념으로 만든 공원으로 요코하마 항의 발상지에 만들어져 바다가 아름답게 보이는 카페가 있다.

 

 

 요코하마의 거리 풍경..전통있는 건물이 많은 가운데 현대식 코끼리의 동상이 눈에 띈다.

 

 

코끼리의 동상에는 스탬프가 붙어 있어 가는 길에 스탬프를 다 모으면 공짜음료를 한 잔 받을 수 있다. 이런 어린애 장난 같은 상술에 우리 부부는 간단히 걸리고..

 

 

줄을 서서 열심히 코끼리 스탬프를 모아본다.

 

 

 코끼리의 코 공원을 어떻게 즐기는가에 대해서 설명이 되어 있다.  산책을 하기도 하고 카페에 들려 아이스크림이나 커피를 즐기기도 하고 전시회를 보기도 하고...

 

 

커다란 코끼리의 코가 인상적인 코끼리 코 테라스 겸 카페이다. 황금연휴의 주라 사람들로 가득하다. 

 

 

입구에는 여전히 코끼리들이..

 

 

 카페의 내부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커다라 코끼리 동상이 인상적인 카페..

 

 

오는 길에 스탬프를 다 모아서 공짜 음료를 받을 수 있었다..ㅎㅎ

 

 

카페주방 입구. 여기 저기 그려진 코끼리가 인상적이다. 

 

 

코끼리를 주제로한 상품들...

 

 

귀여운 코끼리 과자들...

 

 

우선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카레라이스와 야채 마리네를 주문..카레는 도시락에 담아줘 허접하게 보이지만 생각보다 맛있었다. 왜 카레일까? 생각해보니 인도카레.. 인도 코끼리에서 나온 음식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좀 해 봤다.

 

 

디저트로 사 본 코끼리 롤케익..달콤한 쵸콜릿 케익이다.

 

 

이 카페에서 가장 유명한 코끼리 아이스크림..내가 받은 아이스크림은 좀 찌그러져 있었다..심하게 달지 않고 상당히 부드럽다. 이 아이스크림은 강추하고 싶다.

 

   

아이스 크림을 먹으면 밖을 보니 이런 글자들이 커다란 창에 씌여져 있다. 「10 이 풍경중 뭔가 시적인 것을 발견했습니까?「12 지금 맘속에 <수평선의 저편>을 동경하는 맘이 있습니까?」라는 꽤 시적인 글들이 있다.

 

 

점심을 먹고 카페밖으로 나와 주변을 더 둘러보기로...

 

 

딸아이가 자수놀이를 하는 곳에 참가하고 싶다고 해 앞치마를 입고 있다. 

 

 

한 구석에서 열심히 자수를 하는 딸아이...

 

 

바늘이라 위험할 것 같아 조마조마했는데 생각보다 잘 한다. 딸아이도 첫 경험이라 너무 즐거워하고...

 

 

어..잘못하다간 옆의 언니를 찌르겠다..에구..

 

 

코끼리 코의 테라스라고 불리는 2층으로 올라가 봤다..

 

 

날씨도 좋고 ...

 

 

거대한 코끼리의 코가 등장..끝에 달린 빨간공이 너무 잘 어울린다. 

 

 

2층 테라스에서 본 풍경..그 많은 사람도 공간이 넓어 뿔뿔히 흩어져 보인다. 

 

 

코끼리의 코 공원은 2009년에 생겼지만 우리 가족이 놀러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거대한 아트의 공간으로 만들어진 해방감 넘치는 공원과 맛있는 식사..그리고 이벤트도 여기저기서 펼쳐지고 있어 요코하마 항만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로 느껴졌다. 주변에 유명한 벽돌창고(아카렌가 소코) 와 차이나타운도 있어 천천히 산책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이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일본에서는 몇 년 전부터 세계 최고의 조식을 맛볼 수 있다는 레스토랑 bills가 화제가 되고 있다. bills는 원래 호주 시드니에 본점이 있는 가게로 호주에 총 3점포, 해외에선 영국과 일본에 점포가 있다.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도 사랑했다는 이 가게의 조식을 맛보기 위해 연일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데...한동안 너무나 행렬이 길어 단념하고 있었는데 이번 골든위크에 뭔가 특별한 음식을 먹어보자는 생각에 우리도 그 행렬에 끼게 되었다.

 

 

세계 최고의 조식이라고 하지만 우린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에 도착.. 간식으로 즐기자는 의도로 찾아갔는데 역시 줄이 장난이 아니다. 사람들의 얼굴이 비췰까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줄이 가게를 두 번 감았다..ㅠ_ㅠ 하지만 실내가 넓어서 인지 생각보다 빨리 30분쯤 기다리니 안내를 해 준다.

 

 

 bills 오다이바점의 전경. 도쿄에서 이렇게 큰 레스토랑은 흔치 않다. 실내는 사람들로 꽉 차 있어 인기를 실감하고..

 

 

bills는 가게 주인 bill의 집에 놀러 가 편안하고 즐겁게 식사를 즐긴다는 컨셉. 실내는 천정이 높아 해방감이 느껴진다. 우리 가족이 안내받은 자리..창밖에는 바다가 보이고..우와..특등석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의자와 테이블의 높이가 맞지 않는지 먹기가 불편했다..ㅜ_ㅜ 

 

 

자리에 앉고도 찰칵찰칵..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고..ㅎㅎ;;

 

 

bills의 메뉴..조식으로는 좀 비싸다. 어떤 걸 먹을까 고민하다. 이 가게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No1, No2를 주문해 보기로 했다.

 

 

조식으로는 신선한 쥬스가 어울리지만 우린 간식으로 먹으니 후루즌을 시켜 봤다. 

 

 

이건 키위맛..맛이 있는지 딸아이가 한 모금도 넘겨 주려 하지 않는다.. 

 

 

짠..!! 세계 최고라 불리는 bills의 팬케익...레시피 책만 100만 부가 팔렸다는데 과연 어떤 맛일까..두근두근..

 

 

한 겹 한 겹이 꽤 두껍다. 팬케익 위에 있는 것은 메이플 시럽이 들어있는 버터.. 장식은 생바나나뿐이다.

 

 

조심스럽게 한조각을 잘라...

 

 

 시럽을 뿌려 먹어 봤다. 한 입 먹어본 순간..왜 세계 최고라는 과장된 이름이 붙어 있는지 납득 될 정도로 맛있다. 이런 팬케익은 처음 먹어봤다. 폭신폭신 하면서 달콤한...마지막 한 조각까지 아주 맛있게 느껴졌다.

 

  

No.2의 인기를 끄는 토스트.. 

 

 

스크램블 에그가 정말 폭신폭신..이건 집에서 쉽게 흉내 내기 힘들 것 같다. 구워진 토마토도 단맛이 강해 정말 맛있다. 전체적으로 이 음식도 만족도가 높은 음식이었다. 

 

 

bills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우리부부는 몇 번이고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 정도의 음식이라면 역시 줄을 서 기다려도 먹을만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담에 오다이바에 오면 또 먹자라는 얘길 하면서 가게 문을 나섰다. 

bills 오다이바점- 東京都港区台場1-6-1デックス東京ビーチ シーサイドモール 3F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우리 부부는 여행을 참 좋아했다(과거형임을 강조!). 딸아이가 태어나고 내가 일을 시작하고 매일같이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어떻게 제대로 된 긴 여행을 떠나본 지가 100만 년은 더 된 것 같다.

일본은 지금 골든위크라고 하는 황금연휴이다. 10일 연속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도 역시 제대로 된 여행은커녕 계획도 짜 보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중 외출을 하려고 집 앞까지 나와서 정말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보자는 생각에 남편은 그 자리에서 렌터카를 빌리러 가고(몇 번이고 얘기하지만 우리 집엔 자가용이 없다) 난 집으로 돌아가 여행에 필요한 짐을 꾸렸다. 가는 길에 여행책자도 한 권 사고..10대도 아니고 이런 무계획적인 여행은 있을 수 없지만 그만큼 우리부부는 여행에 굶주렸다.

여행지는 후지산 근처의 야마나시 현..갑작스런 일정이라 렌터카는 이틀밖에 빌릴 수가 없어 1박 2일의 여정으로 Go! Go! ...이런 정신없는 여행의 시작이긴 하였지만, 이번 여행에서 정말 뜻밖에 멋진 여행장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오늘은 우리 부부가 한없이 감탄한 멋진 여행장소..오시노 하카이(忍野八海-8개의 연못이라는 뜻)라고 하는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시노 하카이는 후지산에 내린 눈과 비가 긴 세월을 거쳐 지표에 스며들어 그 물들이 다시 뿜어 나온 8개의 호수가 그 총칭이다. 일본에서 깨끗한 물 100선에도 선정되어 천연기념물로써 지정되어 있다. 이 호수는 와쿠이케(湧池)라고 불리는 연못..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라는 무라카미 류의 소설제목이 연상되는 풍경이다.

 

 

맑고 깨끗한 바다는 수차례 봐 왔지만 이런 연못은 처음이다.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넑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연못들은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모여 있다. 과거에는 하나의 호수였다고 하니...

 

 

8미터의 수심을 자랑하는 연못..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캬..이런 풍경이..고기들이 새파란 연못에 그야말로 떠 있다..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자연이라는 재능있는 예술가와 시간이라는 멋진 촉매제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줬다. 

 

 

엄마 물 안에 산이 있어...하고 외치는 딸아이..후지산이 연못 안에 갇혀있다..

 

 

일본 초가지붕 카야부키의 지붕 집이 아직도 남아 있어 산책해 보았다..

 

 

화산재의 영향으로 바닥은 검지만 여전히 투명한 연못..고기들이 우아하게 헤엄치고 있고...

 

 

나 지금 날고 있수?

 

 

카야부키 지붕집의 내부.. 

 

 

소코누케 (底抜)라고 하는 연못..우리말로 하면 밑 빠진 연못...가장 깊은 곳은 1.5미터나 된다는데 바닥이 늪으로 되어 있어 정확한 깊이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곳은 신성한 곳으로 여겨 함부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하는데...역시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늪이 된 연못에 떠있는 고기들..

 

 

금강산도 식후경..한참을 산책하고 나니 출출해 져서 가까운 음식점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이 고장 향토음식..호토나베. 굵은 면발을 자랑하는 이른바 된장 칼국수 같은 것이다. 야채와 함께 일본 된장의 단맛이 면발과 잘 어우러져 먹기 좋다. 

 

  

 연못에서 헤엄치던(?) 옥새송어가 이런 정식이 되어... 식어도 맛있다는 옥새송어..아주 단백한 맛이 난다.

 

 

엄마와 함께 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중국인 꼬마..헤어 스타일이 아주 독특하다..ㅎㅎ

깨끗한 공기, 맑고 투명한 연못, 초가지붕과 풍차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호시노 하카이.. 1박 2일의 짧은 일정에 들린 장소이지만 도시의 삶에 찌든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나 좋은 재충전이 되었다. 역시 여행은 좋은 거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난 일본 라면을 한동안 전혀 먹지 않았다. 언젠가 먹어본 돈코츠 라면이 너무나 맞지 않아 라면에 대한 불신?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 나에게 남편이 맛있는 라면집을 발견했다고 소개해 준 것이 무진죠(無尽蔵-무진장의 의미)이다. 확실히 이 곳 라면은 그동안 일본 라면 불신에 빠져있던 내 미각을 새롭게 만들어준 곳이다.

 

원래 내가 즐겨가는 곳은 시나가와점인데 이날은 시오도메에서 놀던 중 우연히 무진죠를 발견..너무 기쁜 나머지 앞뒤 안보고 들어가게 되었다..

 

 

오피스가에 위치한 시오도메점. 골든위크(지금 일본은 대형연휴중이다) 라 가게안에는 손님이 없었다. 이렇게 손님이 없는 무진죠는 처음이라 왠지 사치스러운 기분도 든다. 

 

  

맘에 드는 자리에 앉으세요..라고 안내해 주는 종업원 언니..

 

 

우선 우롱차에 목을 축이고..라면과 교자를 주문해 봤다.

 

 

한 사람이 먹기에 딱 좋은 사이즈의 교자 5조각..3조각짜리도 있다..

 

 

남편이 주문한 야채 매운 미소 라면..야채가 살아있어 식감이 좋다. 스프는 돼지 뼈와 어류, 아채를 아낌없이 넣어 장시간 끓여 만들었다. 진한 스프에 매운 미소를 넣으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아지는데..한국사람 입맛에도 잘 맞을것 같은 라면..

 

 

내가 주문한 라면..김을 듬뿍 넣어주는 게 특징인 아라이소 라면.. 닭고기를 끓인 국물을 사용해 뒷맛이 아주 깔끔하다. 향기로운 김향기와 함께 토핑 된 반숙도 계란도 모두 맛있다..

 

 

이 가게는 특히 면발이 맛있는데 마지막까지 불지 않고 쫄깃쫄깃하다. 면에 감의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있어 몸에도 좋다는 게 이 가게 슬로건..

 

 

일본 라면에 실패해 불신에 빠진 분,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일본 라면을 좋아하는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은 가게이다..

무진죠 시오도메점 東京都江東区木場2-19-9パークサイド木場1F
무진죠 시나가와점 東京都港区港南1丁目9番36号アレア品川(NTT DATA品川ビル)1F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우리 부부는 집을 사게 되면 꼭 집에 장식하고 싶은 그림이 있다. 후지시로 세이지(藤城清治)라고 하는 현존하는 90살 할아버지의 작품이다. 그림을 잘 모르는 우리 부부이긴 하지만 이 분의 그림의 전시회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해 어제는 긴자에서 열린 전시회에 다녀왔다.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은 요정과 고양이가 등장하는 작품이 많고 보는 사람을 압도시킬 만큼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오늘은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전시회 입구. 후지시로 세이지의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역시 기대로 두근두근...

 

 

후지시로 세이지가 그린 전시장의 약도..귀엽다..전시회는 애플사의 옆 교문사라고 하는 서점 9층에서 열렸다. 후지시로 세이지의 전시회의 고마운 점은 사진을 얼마든지 찍어도 좋은 곳이 많다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로 많은 사람이 작품을 즐기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왠지 맘도 넓을 것 같은 할아버지다..

 

  

긴자에서 열린 전시회라 긴자를 주제로 한 작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후지시로 세이지의 그림은 만드는 법이 공개되어 있지 않아 잘 모르지만, 붓으로 그린그림이 아니라 셀로판 종이같은 얇은 종이를 커터로 잘라 뒷면에 종이를 대어 빛을 반사하게 해 보이는 그림인 것 같았다. 어디까지 내 상상이지만...

 

  

1953년 초기의 작품. 하늘을 나는 요정..흑백이지만 너무나 환상적이다.

 

 

1974년 소년과 낚시 친구..귀여운 고양이 등장이다..>_<

 

 

1974년 작품 단풍..이런 그림을 벽에 걸어두면 주변까지 환해질 것 같다. 

 

  

2008년 창속의 소녀...후지시로 세이지가 1주일 입원 중 영감을 얻었다는 작품. 병실에서 보이는 고층빌딩..창, 창,창, 무수한 기하학적인 모양을 일주일간 천천히 바라보고 스케치 해 만들었다는 작품. 창속에는 소녀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병실의 형광등이 환상적으로 비치기도 한다. 

 

 

일부분을 확대해 담아 봤다. 이것도 하나의 작품이 될 정도로 꼼꼼한 작업이 눈부시다. 

 

 

1990년 깡통은 춤춘다.. 귀여운 요정과 함께 춤추는 깡통들..약동감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2003년 긴자와 평화와 비둘기.. 긴자 이토야의 전시회에 사용된 작품. 전철카드의 디자인으로도 채용되었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매일같이 아침 일찍 긴자를 드나들며 스케치를 했다고...

 

 

1979년 로터링 타워에서 낮잠자는 고양이들..고양이들이 코믹하게 그려져 있다.

 

 

1990년 고양이군 뉴욕에 가다1...이 그림 한장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고양이군 뉴욕에 가다2...

 

 

고양이군 뉴욕에 가다5.. 이 시리즈는 고양이들의 신나는 모험을 담은게 아닌가 싶다. 

 

 

1997년 낚시하는 요정.

 

 

2006년 요정아 이 손에 멈춰라... 후지시로 세이지 자신의 분신과 같다는 요정..

 

 

 2003년 사람은 모두 요정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세계이다..

 

 

1981년 월광의 공명...

 

 

2003년 긴자의 꿈.. 후지시로 세이지가 직작생활에서 즐겼던 긴자.. 긴자의 풍경을 고양이와 요정을 이용해 사랑스럽게 만들었다.

 

 

긴자에는 시니세라고 하는 100년이 넘은 전통가게들이 많다. 그 가게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되새길 수 있는 작품. 무엇보다도 이 가게 주인들이 탐내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일본 도시의 대표 긴자여서 그런지 게이에 관한 작품도 많이 있다. 일본에선 게이=멋쟁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 같다.

 

 

1980 The Gay 장난의 눈..

 

 

1980년 The Gay X씨의 얼굴..숨어있는 게이의 본성을 엿볼 수 있다.. 

 

 

 1990년 The Gay 사랑...편견없이 사랑을 표현한 작품..

 

 

 1980년 새벽의 공명.. 요정을 통해 꿈을 이야기 한다는 후지시로 세이지..그의 꿈같은 세계에 잠시 취해보고..

 

 

천국의 아라메라는 작품.. 2007년 백혈병으로 죽은 후지시로 세이지의 고양이를 그린 작품.. 후지시로 세이지 작품중 왜 고양이가 많은지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1980년 예루살렘 입성.. 성스럽게 아름답게...

 

 

2013년 케센누마 육지에 올라온 쿄토쿠마루.. 동일본 대지진때 미야기현의 육지까지 올라온 쿄토쿠마루.. 후지시로 세이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연의 혹독함, 박력, 위대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기쁨을 느껴주길 바란다는 메세지를 담았다. 이 작품 이외에도 오염된 후쿠시마에 직접 가서 스케치를 하고 만든 작품이 많아 감명을 받았다. 

 

  

후지시로 세이지에게 보내는 편지.. 후지시로 세이지에겐 오래된 팬이 많아 이렇게 편지를 쓰는 사람도 많다. 작품을 보고 느낀 감명, 개인적으로 후지시로 세이지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깨알같이 담겨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감동을 주는 작가는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딸아이도 편지를 그렸다? .. 이곳에 작품을 보고 이제 막 4살이 된 딸아이도 무언가를 느꼈는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해 우리 부부가 그림을 보는 동안 줄곧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나스(那須)에 그의 미술관이 있고 동화책, 작품집 등 서적으로도 만날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일본 각지에서 전시회도 열린다. 현존하는 메르헨의 거장(난 그렇게 부르고 싶다).. 직접 전시회장에서 느끼는 그의 세계는 더욱 각별하다. 기회가 되시는 분은 꼭 들려보시길... 

 

  

후지시로 세이지 전시회- 긴자 쿄문칸(教文館) 4월 17일부터 6월 9일까지, 긴자 야마하 악기점 5월 3일부터 6월 12일까지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일본은 자타가 인정하는 지진국이다. 세계의 10%의 지진은 일본과 일본주변에서 일어난다고 하니 내가 몸으로 느끼는 지진도 만만치 않다. 이런 일본에서 살면서 생긴 습관 하나가 비상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큰 지진이 날지 모르는 이 나라에선 비상식은 필수에 가깝다. 요새는 특히 큰 지진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후지산도 폭발할 징조가 보인다고 하니 맘이 영 심란하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재해를 맞이할 수는 없는 법.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챙겨두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해 얼마 전 부터 비상식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은 이런 상자에 2-3주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모아둔다. 단지 이런 음식들은 평소는 눈에 띄지 않은 큰방 구석에 두기 때문에 유효기간을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번에도 쌀 한푸대와 레토르트 식품들을 다량으로 버리는 불상사가..ㅠ_ㅠ 그래서 최근에는 좀 더 유효기간이 긴 통조림을 중심으로 비상식을 모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 통조림중 조금 특이한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건 간장라면 통조림. 캔 위에는 스푼겸 포크가 함께 있다. 면발은 곤약으로 되어 있어 퍼지지 않는다고 한다.

 

 

오뎅 통조림도 있다. 곤약, 메추리알 등 각종 오뎅의 재료가 함께 들어 있어 맛있을 것 같다. 

 

 

이건 톤코츠 라면.. 진한 국물이 인기이지만..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남편몫이 될 것 같다..

 

 

딸아이를 위한 음료도.. 바나나 우유이다. 우유는 역시 캔으로 마시면 맛이 반감하는 것 같다. 

 

 

메추리알 통조림..긴급할땐 영양식으로..

 

 

무양념 통조림..햇반의 반찬으로..

 

 

꼬치구이도 통조림으로..

 

 

이건 초콜렛빵 통조림..

 

 

유통기간이 가까워 와서 열어보기로...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초콜렛 향기가 가득하다..

 

 

통조림 가득 들어있는 빵..

 

 

빵도 수분을 적당히 품고 있어 촉촉하다. 맛도 꽤 괜찮다.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간이 화장실...상당히 중요한 아이템이다. 

 

  

후지산이 폭발하면 1달간 재의 눈이 내린다고 하니 이런 안경도 준비해봤다. 분진용 안경..효과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분진용 마스크들.. 후지산이 폭발하면 하루 만에 전기가 끊기고 비행기의 이착륙이 금지되며 모든 도시의 업무는 마비된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폐에 들어가면 최악의 사태를 발생시킨다는 화산재가 대량으로 대기 중에 날리게 된다. 이렇게 자연재해를 대비해 물건들을 하나둘씩 모을 때마다 어린 딸아이 걱정에 마음 한구석은 착잡해진다. 이런 물건들을 사용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오늘은 맘속으로 간절히 기도해본다.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

지금 세계적으로 인기 커피숍 스타벅스. 일본에서도 96년 오픈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달달한 음식을 좋아하는 일본인 입맛에 맞고 점포의 위치도 좋으며 가격도 물가와 비교하면 저렴하기 때문에 (도쿄 최저 시급이 850엔에 비해 커피 프레스 1잔이 350엔,커피 프라푸치노 420엔부터)그런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해마다 스타벅스의 점포는 늘어가고 편이점에서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런 인기의 스타벅스중 술도 마실 수 있는 스타벅스가 지난주 오픈을 했다.  미국에서는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일본에서는 제 1호점이다. 장소는 도쿄의 인기주택가 후다고 타마가와(二子玉川니코타마라고도 불린다)의 한적한 주택지... 

 

 

흔히 있는 초록색의 요란한 간판을 보이지 않는다. 잘 관찰하지 않으면 스타벅스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외관. 

 

 

날씨가 좋아서 우리 가족은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잡고 벽을 보니 이런 것이...

 

 

자세히 보니 애완견을 묶어두는 곳이다. 개를 데리고 와도 되나 보다. 

 

 

딸아이를 쫓아 실내로...스타벅스 여신?의 간판이 보인다..

 

 

실내는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대부분 성인으로 보이지만 가운데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집단도..

 

 

카운터 주변.. 이 곳 드립 커피는 한잔 한잔 콩을 볶고 갈아서 손으로 뽑기 때문에 10분정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다른 메뉴도 일반적인 스타벅스랑은 좀 다른 것 같다. 

 

 

내가 주문한 카페라테..잔이 너무 커 세수를 해도 될 것 같다. 스타벅스에는 드물게 라테아트를 해 준다. 커피맛은..역시 맛있다.

 

  

딸아이를 위해 주문한 코코아. 이곳에선 포장용을 제외하곤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것도 좀 신선하다. 

 

 

12시가 넘으면 술을 마실 수 있는데.. 이것이 술 메뉴. 위에서 보면 와인이 1잔 600엔부터 900엔까지(가격은 일반 와인바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독일산, 미국산, 프랑스산, 호주산 등이 있다. 맥주는 독일산과 미국산의 맥주가.. 남편은 와인을 한 잔 주문하기로 했다. 참고로 미성년자로 보이는 사람들에겐 엄밀한 체크가 있다고...벌건 대낮에 스타벅스에 앉아 와인을 마시는 기분..역시 좀 색다르다. 

 

 

술에는 안주가 있어야지.. 드라이 후르츠와 아몬드, 프리첼..450엔

 

 

어라..작은 안주도 함께 주는구나..괜히 시켰다..ㅠ_ㅠ 와인잔은 안전하게 다리가 없다. 와인맛은 600엔짜리 독일와인을 시켰는데 단맛은 적고 쌉쌀해 특별한 감동은 없고..흔히 마실 수 있는  레드와인맛이다. 

 

 

 실내는 작은 부분까지 세련되게 장식을.. 이 사진은 화장실로 가는 길.. 칠판에 적혀 있는 것은 역에서 커피숍까지의 약도..

 

 

화장실도 깔끔하게..

 

 

유일하게 보이는 입간판.. 너무 작아 지나치기 쉽다. inspired by STARBUCKS의 전체적인 느낌은 일반적인 스타벅스에 비해 메뉴도 커피도 차별화 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단 커피를 마시기까지 5분에서15분정도의 시간이 걸려 바쁜 사람들에겐 적합하지 않는 듯..(그래서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가 보다). 역시 나같이 참을성이 없는 사람은 좀 힘들다. 하지만 가게의 인기를 보니 앞으로도 이런 새로운 컨셉의 스타벅스는 계속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스타벅스를 좋아하시는 분은 도쿄여행에서 체크해 보시길..

inspired by STARBUCKS주소― 東京都世田谷区玉川3-34-2 リオ・ヴェルテ1F

 

 

Posted by 장화신은 삐삐